“세일 많이 준비했는데…” 허탈감 빠진 유통街, 코로나 암운 ‘깜깜’

“세일 많이 준비했는데…” 허탈감 빠진 유통街, 코로나 암운 ‘깜깜’

기사승인 2020-08-19 04:10:01
지난 2월 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한산했던 신세계백화점 여성의류 매장 모습.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유통업계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에 긴장하고 있다. 광복절 황금연휴를 거치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금세 찬물이 끼얹어진 것이다. 최근 닷새 동안 무려 약 1000명의 확진자가 속출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경기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유통업계의 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감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롯데리아 8개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쿠팡 인천2 배송센터 등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또는 방문으로 임시 휴업을 진행했다가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파주 스타벅스 야당점 관련 확진자는 추가 확진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1명이 늘어 누적 49명에 이르고 있다. 파주시민이 40명, 타 지역 확진자가 9명이다. 

영화관과 놀이공원도 코로나19 긴급 휴점이 잇따랐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지난 16일 임시 폐장했던 롯데월드도 방역 조치를 마친 뒤 전날 재개장 했다. CJ가 운영하는 영화관 CGV 역시 용산점과 압구정점이 확진자 방문으로 한차례 임시 휴점을 진행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도 노심초사 하고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확인되면 적어도 하루 이상은 임시 휴점을 해야 하는 데다, 근본적으로 고객들의 소비 심리 위축이 더 심해지는 탓이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하루만 문을 열지 못해도 억 단위의 매출 손해가 발생한다”면서 “손님들이 다시 해당 매장을 찾기까지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4일간 문을 닫았던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은 당시 약 2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역시 국내 확진자 일일 발생 규모가 100명이 넘어서고 있는 만큼,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를 낀 손님들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특히 지난 황금연휴 소비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였던 터라, 이번 교회발(發) 대규모 감염 사태는 더 뼈아프다. 실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황금연휴인 지난 주말 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8월 셋째 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16% 뛰었다. 

대형마트 역시 임시공휴일 지정 등에 맞춰 준비한 할인행사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한 소비쿠폰 행사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는 15∼17일 가전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9% 증가한 것을 비롯해 육류와 수산, 과일 매출이 각각 23.1%, 9.1%, 6.1% 늘었다. 롯데마트도 연휴 기간 전체 매출이 6.1%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집단감염 사태로 이 같은 매출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가 됐다. 특히 이번 감염사태가 백화점과 마트 등 여러 점포가 몰려있는 수도권 중심지역에서 시작해 그 여파가 더 클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미 주요 유통기업은 코로나19에 지난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고작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고, 신세계와 이마트는 아예 적자를 봤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대비 84% 급감했다. 여기에 긴 장마까지 겹치며 업계는 여름 특수마저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번 감염사태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면 하반기 실적 회복 역시 어려워 보인다. 

소비 촉진을 위해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던 유통기업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석 대목을 겨냥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금 추세로는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면서 “매출 회복은 커녕 현재로선 확진자가 매장에 방문하지 않도록 막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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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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