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의대 교수들 “의사 파업·의대생 동맹휴업 근본 원인, 정부의 독선과 아집”

아주대 의대 교수들 “의사 파업·의대생 동맹휴업 근본 원인, 정부의 독선과 아집”

“이전 정부에서도 의학교육 제도 변화 강요했지만, 목표 도달한 적 없어… 신중한 논의 정당한 문제 제기”

기사승인 2020-08-27 12:26:40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예정된 전공의 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병원 의사 파업으로 정상 운영이 어렵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일동이 “젊은 의사들의 파업과 의대생의 동맹휴업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 정책에 대한 정부의 독선과 아집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일동은 27일 성명을 통해 “이번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제기한 문제는 오랫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말하였으나 편향된 생각에 물든 몇몇 폴리페서와 공무원, 국가의 미래보다는 지역의 깃털같이 가벼운 이익을 탐하는 정치인들의 단단한 이해결탁에 막혀 번번이 무시당해왔다. 불통에 절망하며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 외치는 원점에서의 재논의 요구는 결코 무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만이 아닌 그 이전부터도 매번 정부는 지역균형 발전 혹은 균형 있는 인재양성이라는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을 앞세워 의학 교육 제도의 변화를 강요했지만, 단 한 번도 목표에 도달한 적은 없다. 이런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신중한 논의를 하자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재난적 상황을 핑계로 단숨에 폭압적으로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까이에서 바라본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은 결코 물욕만을 쫓는 속물이 아니다. 많은 양의 공부와 진료에 시달리면서도 언제나 마음 한 켠에서는 선한 의지로 의업의 사회적 책무성을 고민하는 건강한 젊은이들이다. 고작 49명 정원의 공공의학대학원과 한시적인 4000명의 인원으로 이를 달성하겠다는 함량 미달의 정책이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젊은 의사와 의대생의 관심과 의지를 끌어내고 참여와 보람으로 선순환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그간 이 같은 부조리를 알면서도 애써 모른척했던 기성세대 의사들의 부끄러움을 끌어낸 제자들의 외침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며 “이에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모두는 제자들의 옳은 주장을 지지하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다. 이는 단지 우리 편을 보호하려는 차원이 아니라 시민이 행복해지는 지속 가능한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바른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환자들에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이들은 “속히 이 갈등이 진정돼 환자와 의사, 학생 모두가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는 결자해지의 원칙으로 이 상황을 해결해줄 것을 요청한다. 다시 한번 우리는 서슬 퍼런 공권력의 위세 앞에서 두려움과 혼란 속에 있을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을 결코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의대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을 반대하며 전공의들은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들어갔고, 의사 국가고시 시험을 앞둔 의대생의 90%는 응시를 포기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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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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