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치권에 부는 ‘극성 주의보’… ‘한숨’ 돌린 與, ‘내홍’ 앓는 野

[기획] 정치권에 부는 ‘극성 주의보’… ‘한숨’ 돌린 與, ‘내홍’ 앓는 野

기사승인 2020-08-28 05:00:02
▲국회 본회의장.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정치권에서 8월은 각 정당의 ‘극성 주의보’가 불었다. 극우·극좌 세력으로 불리는 정당의 일부 지지층들이 논란을 몰고 다녔다. 더불어민주당은 논란에서 빠져나갔지만, 미래통합당은 집안싸움으로 번지며 분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첫 시작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원피스 등원’ 논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 등에서 본회의 당시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류 의원을 향해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때와 장소는 가려야 한다는 내용 외에도 “국회는 성매매 영업 중”, “다음엔 더 야하게 입고 나와라” 등 성희롱적 댓글이 달려 논란이 일었다.

다음은 소위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극우세력 논란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김문수·차명진 전 의원 등이 8·15 광복절 집회 주도에 나서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파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 민주당과 통합당은 각각 어떻게 대응했을까. ‘원피스 등원’ 논란에 관련해선 별도로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 다만 논란이 ‘국회 속 권위주의를 타파하자’는 목소리로 이어지면서 의원들이 이에 힘을 싣었다. 고민정·유정주·양향자·안민석·김남국·이원욱 등 민주당 의원들이 류 의원에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우회적으로 지지층과 입장을 달리했다. 이후 사건이 일단락되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반면 통합당은 책임을 피할 순 없었다. 전·현직 의원이 집회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 국민의 분노가 쏟아졌다. 이에 통합당은 극우세력과 ‘손절’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당 내에서 극우세력과 선을 달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지도부가 나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이나 당은 우리와 다르다”며 공개적 선긋기에 나섰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통합당 인사들에 대한 당무감사도 거론된다. 하태경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황교안 전 대표, 홍문표 의원,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에 대해 당에서 징계 조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아마 당무감사 때 같이 조사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통합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원게시판에는 “민주당 2중대가 되려는 것이냐”, “좌파정권의 하수인 노릇은 멈추길 바란다”, “행동하는 애국자분들을 극우라 매도하는 지도부는 사과하라” 등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지율도 크게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전국 18세 유권자를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통합당은 전주 대비 4.8%p 내린 30.3%로 41.3%를 기록한 민주당과의 격차가 다시 두 자릿수대로 벌어졌다.

이 가운데 통합당의 내분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합당은 극우세력과의 완전한 분리가 어렵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계속 시도를 하겠지만 당 내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어려울 것”이라며 “인적 쇄신이 가장 큰 해결책인데, 당 기반 중 하나로 친박(친박근혜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도할 동력이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민주당은 잘나가는 집권여당, 시대의 주류이기 때문에 지지층이 쉽게 뭉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통합당은 살을 도려내는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패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누구도 지려고 하지 않다 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친박은 자기들이 만든 정당이라고 생각해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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