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동안 여당 의원입법안에 담겨있는 ‘비금융사 주식취득 한도를 법으로 규정’하는 민감한 조항은 제외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입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재 금융위는 정부가 법으로 지분매각을 강제하는 사례는 없기에 국회(입법부)를 통해 개정하자는 방침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비지주 금융그룹을 관리·감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그룹감독법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가운데 금융지주, 국책은행 등을 제외한 금융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지정한다. 삼성·현대차·한화·미래에셋·교보·DB그룹 등 6개 비지주 금융그룹을 감독 대상으로 적용한다.
또한 금융그룹 지정 시 자산‧지배구조 등을 고려해 해당 금융그룹에 영향력이 가장 큰 금융회사를 대표금융회사로 선정하도록 한다. 따라서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교보그룹은 교보생명, 한화그룹은 한화생명 등이 그 대상이 된다. 다만 대표금융회사는 소속 금융회사들과 협의를 통해 변경할 수 도 있다.
6개 그룹은 대표회사 한 곳을 선정해 내부통제정책, 위험관리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자본 적정성 관리, 필요 사항 보고·공시 의무가 부여된다.
그룹 내 금융회사의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도 조건에 따라 적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일감몰아주기의 경우에는 공정위에서 처리하지만 금융회사의 일감몰아주기가 내부통제나 위험관리 규율에 위배되거나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리스크가 커질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규제한다”고 말했다.
이번 금융그룹감독법은 지배구조와 연관된 보유 지분 한도 문제 같은 다소 민감한 조항은 담겨져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항이 법제화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8.51%)을 대량 매각해야만 한다. 그동안 입법부(국회) 차원에서 지배구조 관련한 법안(이른바 삼성생명법)이 꾸준히 발의됐지만 이번 규제 방안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룹 내 금융회사 전체의 리스크를 보는 보충적인 차원이다. 하지만 정면으로 비금융회사의 주식보유 한도를 규정하는 적은 없었고, 해외 사례를 따져보더라도 개별 금융업법이 아닌 금융그룹의 위험들에 대해서는 법제화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사례를 보면 위험자산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위험자산 규모가 한도 이상 넘어갈 경우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자본을 더 충당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관련 법안들이 국회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등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 한도를 제한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박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총자산의 3%로 규정된 보험사의 계열사 증권 보유한도 평기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게 주요 내용의 골자다.
이 법이 시행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약 23조원을 매각해야만 한다. 현재 삼성전자 지분이 취약한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에 그만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법안은 주주환원주의를 입각한 내용이기에 주가 상승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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