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진료를 해야지 VS 전공의 고발한다고 될 일?”

“의사가 진료를 해야지 VS 전공의 고발한다고 될 일?”

정부의 전공의 고발조치에 네티즌 의견 분분

기사승인 2020-08-29 06:10:01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사흘째인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한 시민이 파업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정부는 28일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한 업무개시명령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앞서 26일 업무개시명령을 받고도 복귀하지 않은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 전공의·전임의 10명에 대해서는 경찰에 고발조치 한다고 밝혔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정부가 응급실에 복귀하지 않은 10명의 전공의를 결국 고발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정부-의료계 간 갈등이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의사들이 복귀하도록 정부가 더 강하게 나가야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보건복지부는 28일 10시 30분 의료법 제59조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미이행으로 3개 병원 응급실 미복귀 10명의 전공의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조치했다. 복지부는 앞서 지난 26일 오전 8시에 기해 집단휴진에 나선 수도권 수련병원 95곳에 속한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고, 주요 병원 20곳의 응급실과 중환자실 현장조사를 통해 명령에 불응한 인력 358명에 대한 개별 명령서를 발부한 바 있다. 명령에 불응할 경우 의료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이번에 고발된 전공의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후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고발조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토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진료거부로 인해 피해를 받은 환자들은 해당 전공의를 고발해야 한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진료를 하는 게 의사다. 그래서 누리는 특권과 명예도 있는 것이다. 그 큰 특권에는 그만한 책임의 무게도 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새벽 부산에서 40대 남성이 응급처치를 해줄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을 헤매다 숨진 일이 벌어지면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질타하는 여론이 빠르게 형성되기도 했다. 당시 부산 대학병원들은 수술예약 및 응급실 병상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었다. 

네티즌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어디 갔느냐”, “머리만 좋고 마음은 깡통인 직업”, “파업하더라도 응급환자는 봐야지. 위법을 저질렀으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자리를 버리고 떠났을 땐 그에 대한 책임도 본인들이 지겠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는 거다”라고 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부는 28일 10시 30분 의료법 제59조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미이행으로 3개 병원 응급실 미복귀 10명의 전공의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조치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반대로 정부의 고발조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고발조치가 해결책은 아니며, 오히려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전공의를 고발하면 잘도 복귀하겠다. 더 길게 장기간 공백 생길 듯”, “전공의 고발해서 상황이 잘도 해결 되겠다. 대형병원 수술 거의 다 취소되고 응급실 문 닫기 시작하겠다. 이제 전공의들 돌아올 길 다 막혔으니 수술 기다리던 환자들은 언제까지 밀릴지도 모르는 채 기다려야 한다”, “전공의나 전임의 고발하면 위에 교수들이 가만히 있을 못할 것 같다. 내 밑에 제자들이 그런 일을 당하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까. 정말 대학병원 셧다운 가는 것 아니냐”라고 하며 우려했다. 

일선에서 코로나19 방역활동에 나선 의료진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네티즌들은 “코로나로 그 고생하던 전공의들을 고발하다니 정말 막나가는 것 같다. 사냥이 끝나기도 전에 사냥개부터 잡아먹었다”, “어떻게 정부가 코로나 일등 서포터(supporter)인 전공의들을 고발할 생각을 하냐. 폭력은 저렴한 무지의 발상. 빨리 대책 세우고 애들 돌려 보내라. 환자들 기다린다”, “전공의들은 파업하는 와중에도 코로나 봉사 한다는데 정부는 이게 뭐냐. 도대체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외에도 “타협을 해야 한다. 의사들의 집단행동도 이해가 안가지만 본인이 그만 두겠다는데 잡아가는 건 너무 극단적이다”, “고발하려면 모든 전공의를 고발해야지. 간사하다”, “내부 분열 유도하지 말고 병원 비운 전공의 전부를 고발하라. 정책이 그렇게 자신 있으면 국민 앞에 떳떳하게 주장할 것이지 반대하는 의사들 고소고발전으로 겁박하느냐. 전부 고발할 용기는 또 없는 모양이다”, “고발당한 전공의들 다 ER, 중환자실 근무한 바이탈과 전공의. 바이탈과라는 이유로 사표내도 고발까지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전국의 인턴, 의대생들은 절대로 바이탈과 선택 안할 듯. 이젠 기피과가 아니라 아예 금기과로 낙인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대화에 나설 계획이며 진료 현장으로 복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힌 상태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전날(27일) 복지부 장관과 의료계 원로들 간에 이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대한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등과 계속적인 대화의 노력은 진행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도 여러 가지 창구를 통해서 계속적인 문제해결의 소통 노력은 지속하고 있다. 의료진들도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하루빨리 진료 현장으로 복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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