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2차파업, 개원가 참석율 저조했던 이유?

의료계 2차파업, 개원가 참석율 저조했던 이유?

10%도 되지 않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문제, 의협·시도의사회 휴진 권고 부재

기사승인 2020-09-01 05:00:02
제2차 의사 총파업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 안과의원에 휴진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의료계 2차 파업에서 전공의는 75%, 전임의는 35% 이상 휴진했던 것과 달리, 개원가의 휴진 참여율은 채 1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저조하게 집계됐다.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와 휴진 참여로 인한 법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로 낮게 나온 것으로 의료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지난 14일 제1차전국의사총파업에서는 개원가 전국 3만3386개소 중 1만1025개소(32.5%)가 휴진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제2차전국의사총파업에서는 파업 첫날인 26일 10,8% 27일 8.9% 28일에는 6.5%에 그쳤다. 
개원가들의 휴진 참여율이 낮게 나온 것에 대해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정부 정책 추진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법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반대하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파업까지 이어지진 못했다고 분석한 것이다.
김 회장은 “제1차전국의사총파업 때는 휴가 기간과 겹치기도 하고 하루만 진행하다 보니 개원가의 부담이 다소 적었다”면서 “이번에는 3일이라는 기간도 길고, 코로나19의 장기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니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법적인 문제도 걸려 있어 의협이나 시도의사회에서 (휴진 참여에 대한) 강제성을 못 띠고 있다. 의협에서 자율성을 보장하는 측면도 있다”며 “투쟁 방법을 고민할 때가 왔다. 시·군·구 의사회를 중심으로 점조직화를 진행하고 있으니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와 전임의의 휴진 참여율이 더 높았던 것에 대해서는 “개원가보다 더 자기들에게 현실적으로 와닿는 일이라고 판단한 것 같아 확실히 막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다”라며 “선배 의사로서 부끄럽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전공의와 전임의, 의대생들과 자주 모임을 통해 소통하고 개원가의 참여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파업의 주체가 대한의사협회라기보다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중심이 됐기 때문에 개원가의 참여율이 저조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과거 2000년 진행된 의약분업 파업 당시에는 개원가가 메인이었지만, 지금은 전공의들이 주도하고 있다. 의협이 정부의 의대 정원확대 등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지만, 파업을 먼저 진행한 것은 대한전공의협의회”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의협과 시도의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휴진을 권하지 않은 것도 개원가의 휴진 비율이 낮았던 이유 중에 하나라고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시도의사회가 점조직을 구성하고 움직였다”면서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건 안다. 하지만 파업의 주체는 의협이다. 말로는 적극적이지만, 실행하는 방향에 있어서 독려가 부족했다. 아쉽다”고 밝혔다. 일부 맘카페에서 휴진에 참여한 병원들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에 대해선 “의원 입장에서 크게 개의치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8일 제2차전국의사총파업을 마치며 9월7일부터는 무기한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정부가 전공의와 의협을 각각 고발한 것을 공권력의 폭거로 규정하고, 태도 변화가 없다면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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