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시 1주일 연기… 의대생들 “단체행동 지속하겠다”

의사 국시 1주일 연기… 의대생들 “단체행동 지속하겠다”

군의관 채점위원 선정 논란에 의료계 “당연히 부적절”

기사승인 2020-09-02 08:36:53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가 1일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정부투쟁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정부가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이달 1일에서 8일로 일주일 뒤로 미뤘지만,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31일 ‘전공의단체 진료거부 대응 관련’ 온라인 브리핑에서 “의대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일 시행예정이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해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에서 코로나19의 감염 우려, 의대 여러 학장·교수·범의료계 원로들이 의대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28일 응시자 3172명 중 2839명(89.5%)가 응시를 취소한 상황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앞으로 병원의 진료역량과 국민의 의료 이용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승현(사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은 “우리는 정책의 전면 재논의를 외치고 있다”며 “정부가 의사 국시를 일주일 미룬다고 발표한 것이 마치 배려하고 또 양보할 만큼 했다는 식으로, 약관상 없는 임의행정으로 취소 철회와 재응시를 종용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입장에도 전국의 응시자들은 취소확인 전화 응답률 0%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시를 미뤄달라 주장한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줄곧 정책의 정상화만을 요청했다”며 “정부의 브리핑에서 정책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그렇기에 우리의 기조에도 변화는 없다.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와 동맹휴학의 단체행동은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의대협은 전공의, 전임의 등과 함께 ‘젊은 의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함께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1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의사 국시 채점위원으로 군의관을 요청하는 공문이 나왔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의사 국시 채점위원으로 외과 전문의 군의관 1명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를 포기하자 의대 교수들도 실기시험 채점위원을 거부하고 있어 이러한 논란이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기존 의대 교수님들이 채점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군의관이 의사 국시를 채점한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군의관이 술기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채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남이 하는 것을 평가하는 일은 교수가 하는 게 맞다. 엄격한 기준으로 채점해야 하는데, 정부의 필요 때문에 뽑힌 군의관이 그러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의대생 보호 차원에서 시험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의대 교수들도 채점위원으로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어쩔 수 없이 고민한 것이겠지만, 의료계와의 근본적인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의사 국시를 주관하는 국시원 관계자는 “일부 언론 보도에서 군의관으로 대체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시험 규정에 따라 수련병원 교수들로 이미 위촉된 상황이었다”며 “지난 1일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더라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교수들이 참석한다고 했다. 군의관들이 시험 채점을 진행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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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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