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서울 전 지역을 대상으로 강화된 거리두기 2단계 이상이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심상치 않다. 서울의 핵심 상권인 이태원의 경우 현지 상권 부흥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홍석천’이 끝까지 버티다 마지막 점포 ‘마이첼시’를 최근 폐업했을 정도다.
이태원에 위치한 A 공인중개소 대표는 1일 현재 이태원 상권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문 닫은 가게들이 많다”며 “상가의 20% 가량이 공실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밤 9시 이후 식당에서 취식이 금지되면서 “개점 휴업” 상태인 점포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그렇다면 상권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인건비와 함께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는 임대료에 변화는 있을까. 홍석천이 밝힌 마이첼시의 월 임대료는 950만원, 인근 부동산에 문의한 결과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뒤편에 현재 매물로 나온 50평 규모, 1층 상가의 임대료는 월 1400만원 수준이다.
부동산중개소의 반응을 보면 일부 ‘착한 건물주’를 만난 곳은 임대료를 10% 정도 덜 내는 곳도 있지만 그 범위와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A 공인중개사 대표는 “건물주들도 비싼 돈 들여 건물을 매입했는데 쉽게 임대료를 인하할 수 있겠냐”며 “건물주들도 당장 임대료를 크게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일부 상가는 임대료를 최근 10% 정도 덜 내고 있다”며 “착한 건물주를 만난 곳”이라고 덧붙였다.
B 공인중개사 대표도 “기존 상가들의 계약기간이 있기 때문에 상권이 악화됐다고 해서 임대료가 내려가지는 않는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더 지속되면 내년에는 임대료가 내려가는 상가들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충격에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조금 덜 받기를 기대하거나, 임대료를 기존과 동일하게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버티다 홍석천처럼 폐업을 결정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홍석천처럼 폐업을 결정하기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반응도 나왔다. 상권 악화와 함께 권리금 회수가 어려워 지면서 폐업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상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
C 공인중개사 대표는 “권리금을 내렸지만 나가지 않는 상가들이 있다”며 “권리금 회수 때문에 보증금을 까먹는 상가도 여러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역에서 조금만 떨어지면 권리금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상가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단 이러한 문제가 이태원에만 극한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평균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올 2분기 지난 2017년에 비해 26.3% 증가했다. 또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무려 53.8% 급증했다.
김희국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에 있고,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고 상인들이 회복 불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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