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원정대에게 추천하는 다섯 명의 작곡가

환불원정대에게 추천하는 다섯 명의 작곡가

전소연부터 정재형까지…이 작곡가를 추천합니다

기사승인 2020-09-05 07:30:03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그룹 환불원정대가 매니저 모집을 시작으로 데뷔를 향해 닻을 올렸다. MBC ‘놀면 뭐하니’ 세계관의 선배 그룹이었던 싹쓰리가 복고풍 댄스곡으로 추억을 건드렸다면, 환불원정대는 어떤 음악으로 듣는 이의 감정을 건드릴까. 우선, 환불원정대와 좋은 호흡을 보일 만한 작곡가를 살펴보자.

후보 1번. (여자)아이들 전소연

그룹 (여자)아이들의 리더인 전소연은 프로듀싱을 겸하는 여성 아이돌 가수의 첫 성공 사례로 꼽힌다. 데뷔곡 ‘라타타’를 시작으로 ‘어-오’(uh-oh), ‘라이언’(Lion) 등 꾸준히 히트곡을 만들어냈고, 가요계 선배인 그룹 CLC와 에이핑크 멤버 김남주, 소녀시대 효연의 발표곡에도 작사·작곡으로 참여했다. 전소연의 장점은 퍼포머의 개성을 부각하는 프로듀싱에 있다. 음악적으로는 각 멤버의 음색을 또렷하게 인식시키는 능력이 뛰어나고, 무대를 만들 때도 전체 이야기와 연출, 멤버들의 캐릭터를 조화시키는 솜씨가 탁월하다. 멤버 개개인의 개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환불원정대에게, 전소연은 각자의 매력을 드러내면서도 젊은 감각의 음악을 만들어줄 수 있는 프로듀서다.

후보 2번. 유영진

SM엔터테인먼트의 이사이자 1996년 그룹 H.O.T.를 시작으로 20년 넘게 SM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막강한 후원자가 되어준 프로듀서. 유영진은 국내에 처음 R&B를 소개한 음악인 중 하나로 거론될 만큼, 일찍부터 해외 팝에 대한 감각이 탁월했다. 그룹 S.E.S.부터 레드벨벳까지 전 세대 여성 아이돌과 일했고 일명 ‘SMP’(SM Music Performance)로 불리는 강렬한 음악부터 발라드와 R&B를 폭넓게 소화한다. 믿거나 말거나, SM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골수팬 가운데는 노래를 단 3초만 듣고도 유영진이 쓴 곡인지 아닌지 알아차리는 ‘유영진 감별사’가 존재한다고 할 만큼, 자신이 쓴 노래에 지문을 짙게 남긴다. 단, SM 소속이 아닌 가수에게는 곡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섭외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후보 3번. 이민수

이민수 작곡가의 노래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표현할 때 특히 매혹적이다. 가수 아이유의 ‘분홍신’은 빅밴드를 활용해 음반 콘셉트이기도 했던 1930년대풍을 살려내고, 리듬이 빨라지는 후반부는 ‘멈출 수 없는 운명’이라는 기이한 테마를 표현한다. 숨어 듣는 명곡으로 유명한 그룹 써니힐의 ‘미드나잇 서커스’에선 메인테마와 미묘하게 어긋난 피아노 선율, 기계음처럼 느껴지는 멤버들의 창법으로 기괴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세계관이 뚜렷한 음반을 만들고 싶다면, 이민수 작곡가에게 곡을 의뢰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환불원정대의 엄정화·이효리와는 엄정화의 9집 수록곡 ‘딜루전’(Delusion)으로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춰 본 사이.

후보 4번. 이효리

무대 위 퍼포머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고 뚜렷해 종종 망각되곤 하지만, 이효리 역시 직접 곡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다. 3년 전 발표한 정규 6집 ‘블랙’(Black)은 대부분 이효리의 자작곡으로 채워졌고, 그보다 4년 앞서 내놓은 정규 5집의 수록곡 ‘미스코리아’ 역시 이효리가 작사·작곡했다. 6집은 흥행하지 못했고 히트곡을 가려내는 안목과 좋은 곡을 쓰는 능력이 다르기는 하지만, 어쨌든 트렌드를 짚어내는 이효리의 감각이 탁월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싹쓰리 활동 시절 작사한 ‘다시 여름 바닷가’ 덕분에 창작자로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하니, 이번 환불원정대의 음반 프로듀싱을 그에게 맡겨보는 것도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후보 5번. 정재형

초면인데 말을 놓고, 옛날 사람이고, 비아냥대는 경향이 있고,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하는 등(이상은 모두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지적한 내용이다.)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면 정재형을 작곡가로 강력 추천한다. 엄정화·이효리와는 이미 친분이 두텁고 화사·제시와도 KBS2 ‘불후의 명곡’ MC를 하며 안면을 텄기 때문에 멤버들과의 호흡은 무탈할 것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중음악, 클래식, 영화음악을 오가며 경력을 쌓아 음악적 조예가 깊다. 특히 웅장하고 비극적인 발라드를 만드는 솜씨가 독보적이다. 불후의 명곡인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나 정재형 첫 독집에 실린 ‘체념’ 등을 들으면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지니! 단, 지미유(유재석)가 연예인 다섯 명을 모시는 듯한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하시오.

wild37@kukinews.com / 사진=MBC·큐브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인 ‘진실 혹은 대담’ 뮤직비디오 캡처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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