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의협, 최대집 회장 탄핵 되나

흔들리는 의협, 최대집 회장 탄핵 되나

의사 97% 이상 불신임… 임시총회 열릴 가능성 커

기사승인 2020-09-12 04:30:02
지난 달 14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확대 등 보건의료 정책을 반대하며 집회를 개최했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와 정부·여당이 의대 정원확대 등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원점 재논의’ 하기로 합의했다. 의료계 내부에선 해당 합의를 주도한 최대집 의협 회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당 합의에 대해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에서 최 회장에게 전권을 줬지만, 사전에 합의안을 정할 때 전원 회람 후 합의, 협상 때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과 함께 가기로 했고, ‘철회’라는 단어를 명문화했어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대전협은 이에 반발해 지난달 21일부터 진행했던 무기한 집단휴진 중단 시기를 의정합의에서 합의한 4일보다 3일 미뤄진 7일에서야 복귀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의협 운영진의 전원 사퇴에 대해 93.4%가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고, 최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97.1%가 찬성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1만 명 이상이 동참했다. 경기도의사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의협 산하단체에서는 최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가 나오기도 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주신구 병원의사협의회장은 최 회장과 의협 집행부의 불신임안을 의협 대위원회에 상정하기 위한 동의서를 받는 절차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

해당 안건이 논의되기 위해선 임시총회가 개최돼야 한다. 재적대의원 240명 중 3분의 1인 8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며, 재적 대의원 3분의 2가 출석해 이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불신임 된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의사회원 절대다수가 최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졸속협상으로 의대생과 전공의, 의사회원들의 신뢰를 모두 잃었다”며 “단결했던 의료계가 이렇게 갑자기 혼란에 빠진 것은 전적으로 최 회장과 현 집행부의 중대한 책임이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보험부회장도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 의사 회원 사이 여론이 좋지 않다”며 “코로나19 시기이지만 인원이 200명 내외로 방역수칙을 지킨다면 충분히 임시총회를 열 수 있다. 실내가 어려우면 야외에서도 진행할 수 있다. 갈아 치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의정 협상을 이끌 때까지만이라도 현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 의협 대의원은 “이번 의정 협상이 100% 만족하지 않더라도 50~70%는 가져왔다고 본다”며 “탄핵이나 불신임은 정부가 원할 것이다. 협상대로 진행하고 투쟁을 준비하는 편이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 잘못된 것에 대해선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지만 현 집행부를 한 번 더 믿겠다”고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난 9일 “의료계의 이익·미래, 회원 보호를 위한 합의였다. ‘의협에 무릎 꿇은 공공의료’, ‘여당의 백기 투항’ 등의 비판이 나올 만큼 이번 협상은 전례가 없는 우리의 성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사들 내부에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최대집 집행부는 이미 두 차례 불신임과 관련된 임시총회가 열린 바 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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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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