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14일 밤 11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LG윙'을 공개했다. 생중계 대신 사전에 제작한 영상으로 행사를 대신했다. 이 제품은 주 화면(메인 디스플레이)이 시계방향으로 90도 돌아가면 뒤에 숨어있던 보조화면이 나타나는 것이 핵심이다.
외신들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미국의 전자기기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LG윙은 내구성과 수명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과감한 듀얼스크린 기기를 발표했다"며 호평했다.
IT·모바일 전문매체인 '폰아레나'는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놨다"며 "인상적인 회전과 견고한 하드웨어가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나인투파이브구글도 "삼성과 모토로라 등이 폴더블을 개발하는 동안 LG는 완전히 틀을 깨고 다른 길로 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시장의 호의적인 반응은 장기간 실적 늪에서 허우적 대는 LG전자 스마트 사업본부(MC)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앞서 물방울 모양의 카메라를 탑재한 프리미엄폰 '벨벳'으로 실적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1분기보다도 점유율이 3%포인트(P)빠졌고 글로벌 판매량도 100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LG윙 성패는 LG전자의 새 전략인 '브랜딩 전략' 지속 여부도 달린 만큼 LG전자가 'LG윙'에 거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연모 부사장이 올해 5월 벨벳을 선보이면서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인 'G'와 'Y'시리즈를 과감히 버리고 과거 초콜릿폰·프라다폰 등 제품마다 개성을 드러내는 브랜딩을 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증권가 평가도 나쁘지 않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MC는 마케팅비 증가로 이익 개선효과는 미미하나 물량 확대에 집중, 북미 내에서 2분기 1%포인트 이상 회복, 3분기에는 5G신제품 라인업 출시로 점유율 상승세는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개 전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실적 개선에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앞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최대가전박람회 IFA2020에서 미국 유력 IT매체 '안드로이드 헤드라인(Android Headlines)'은 'LG 윙'을 'IFA 2020 최고상(Best of IFA 2020)'으로 선정했다.
'LG윙'은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선 대화면을 구현하는 폴더블폰이 앞서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지만, 일각에선 100만원 초중반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출고가가 예상되는 LG 윙이 '의외의 선방'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윙은 다음 달 글로벌 출시를 통해 삼성전자, 화웨이, 모로토라 등 폴더블폰 진영과 차세대 폼팩터 경쟁을 펼친다.
반면 씨넷은 "제품이 두껍고 보조화면에 적응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많은 것을 학습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제품 회전 메커니즘은 견고해 보이나 사용자가 그런 제품을 원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LG 윙은 다음 달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북미, 유럽 등에 순차 출시된다. 공식 판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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