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올 상반기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2019년 사망원인통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3799명으로 2018년보다 129명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수도 26.9명으로 증가해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3월과 4월 감소했지만, 10월과 12월 증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진 올해 상반기는 자살사망자수가 6278명으로 잠정추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7.4% 감소한 것이다. 정부는 자살 사망원인이 사회 구조적,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주된 요인을 어느 하나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10월부터 자살 사망자 수가 급증한 것은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월 중순 이후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가 나오면 추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올해 자살율이 감소하긴 했지만, 많이 줄지 못해 안타깝다”며 “일반적으로 자살 사망자는 4개의 주요한 스트레스 요인을 갖고 있다. 경찰청이 보고한 3대 자살 사망원인은 정신건강의 문제, 경제적 어려움, 건강의 문제다. 코로나19 시기에 ‘코로나 우울’과 함께 경제적 충격, 건강에 대한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자살 고위험군이 절망에 내몰리지 않도록 상담과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사스나 메르스, 신종플루 등 감염병과 자살과의 상관관계를 묻는 질문에 백 센터장은 “재난의 성격, 대처 등에 따라 재난과 자살의 상관관계는 다양하다”며 “미국 9.11 테러 때는 증가하지 않았다. 홍콩 사스 이후 노인의 자살이 늘었고, 동일본 대지진은 재난 다음해에 중장년층의 자살이 증가했다. 감염병에 따른 경제 영향 여부에 따라 다양하게 작용할 것이다. 다만 국내에선 사스나 신종플루, 메르스가 자살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파급력 측면에서 다를 수 있어 직접적인 비교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예년과 달라진 점에 대해 백 센터장은 “코로나19 초기인 2~3월에는 답답하고 힘들다는 분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게 특징”이라며 “누구나 힘든 상황에 재난 시기를 잘 이겨내야 한다. 사회적 신뢰 기반에 힘을 모으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관심이 증가했지만, 장기화되면서 소진되고 의욕이 없어지거나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다는 분들이 느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유명 연예인의 모방 자살을 막기 위해 정부는 연예계와도 논의하고 있다. 백 센터장은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이 연예인 관련 매니지먼트협회, 방송연기자 노조 등과 함께 의견을 수립했다. 1000명의 연예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며 “연예인들의 자살예방프로그램이나 상담 등에 대한 수요는 높은데 접근의 어려움이 있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정보,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정신건강 관리는 어떻게 할지 등에 제작하고 있다. 올 10월 연구가 마무리되면 보건복지부 생명 지킴이 인증을 받고 내년 봄부터 실제 현장에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긴급 피해지원, 고용안정 및 청년구직 지원, 긴급 생계 및 돌봄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기관 정보 등을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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