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의 무책임한 태도, 정치적 공작에 좌시하지 않겠다고 25일 밝혔다.
대전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 여름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응원하고 안타까워한 선배들 덕분에 큰 용기를 낼수 있었다”며 “마지막 순간 비상대책위원회의 이름으로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 큰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 대전협의 침묵이 이해받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논란과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도 너무 아프지만, 감내하고 극복하려 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이번 파업과 협상 과정의 최전선에 섰던 대전협은, 오롯이 대한민국의 왜곡된 의료체계를 바로 잡고, 젊은 의사들의 순수한 가치와 올바른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책임감 하나로 중압감을 버텨왔다”며 “‘의사가 존중받고 환자가 안전할 수 있는 의료환경’, 그게 젊은 의사들이 꿈꾼 대한민국 의료의 올바른 미래였다. 업무개시명령, 형사고발 당한 동료를 볼 때 차라리 집행부를 구속했더라면 마음이 그리 아프고 죄책감에 힘들지 않았을 것. 최대집 의협 회장의 졸속 합의 이후 대전협 집행부의 ‘총사퇴’로 불명예스럽게 끝낼 수밖에 없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협이라는 큰 울타리가 사라졌을 때 동료를 지킬 힘과 명분이 남아있지 않았다. 명분 잃은 투쟁을 끌고 나갈 자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최 회장과 정부·여당 간 의대 정원확대 등 보건의료정책을 ‘원점 재논의’하자고 한 것과 관련해 대전협은 “눈물을 삼키며 다짐했다. 비록 반쪽짜리 합의문이지만, 반드시 제대로 된 의정협의체를 꾸리고 젊은 의사들이 꿈꿨던 미래를 만들고 싶었다. 비대위는 물러났지만, 가다듬고, 그다음을 준비하겠다고 계획했다. 냉정한 가슴으로 이 사태를 만든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의사협회를 보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구조로 개혁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전협은 투쟁 중단 이후에 의료계 모든 회의를 꿋꿋하게 다 참석했고 의무를 다했다”며 “지난 2014년 파업에 따른 노환규 전 의협 회장 탄핵이후,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던 의정협의문을 되새기며, 마주한 당사자들을 볼 때마다 애써 울분을 삭였다. 약 한 달의 시간 동안 전공의와 의대생뿐 아니라 대한민국 의사 모두가 마음 모아 이뤄낸 그 반쪽짜리 합의문마저 휴짓조각이 될까 두려웠던 것이 가장 컸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최 회장이 탄핵을 피하고 싶어서 대전협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려 큰 실망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 회장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범투위를 해산하자고 하고 지난 파업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필요하다는 제언에도 추후 백서를 만들어서 배포하면 될 것이라는 한마디로 일관했다. 그리고 전공의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불신임 안에 대한 찬반 투표’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확고하게 생각을 굳혔다. 의협 집행부의 무책임한 태도, 마지막까지 일삼는 정치적 공작, 이 모든 잘못을 후배 의사들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역겨운 행태에 의정협의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 거란 희망과 존엄이 무너져 내렸다. 대표단체의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스스로 옳은 일이라 위안하며, 그동안 애써 참고 침묵하던 시간이 그로 인해 깊이 생채기 난 동료들의 마음을 돌보지 못한 것이 처절한 후회로 남았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지금까지의 단체행동과 파업 동안 일관되었던 의협 집행부의 무계획과 무능함 그리고 정치적 공작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젊은 의사들의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에 대한 소신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젊은 의사들이 꿈꿔온 올바른 가치와 정의를 위해, 선배님들께서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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