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교육부에 산학협력단 설립 요구”

허종식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교육부에 산학협력단 설립 요구”

의료영리화 논란 불거질 듯

기사승인 2020-10-05 13:37:59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립대병원이 ‘산학협력단’ 설립을 교육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의료 영리화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의학교육‧연구 및 공공서비스 강화를 통한 국립대학병원 발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대학병원이 의학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산학협력단’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6월 교육부가 국립대학병원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발주한 것으로, 그해 11월 말까지 서울대학교병원(책임연구원‧신상도)이 연구를 수행했고, 공동연구원으로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남대병원 교수가 참여했다.

앞서 일부 사립대학병원이 여러 경로를 통해 병원 내 산학협력단 설치를 시도했다는 게 의료계 안팎에서 알려진 가운데, 국립대학병원이 정부가 발주한 용역 보고서를 통해 산학협력단 설치를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대학병원은 국립대학교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고, 대학교에만 허용된 산학협력단 설립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립대학병원은 산학협력단이 부재해 ▲연구성과와 신의료기술이 산업화까지 이어지지 못해 우수한 기술이 사장되고 있고 ▲연구과제를 통해 고용된 연구원들의 고용 불안정 등이 문제라며, ‘산학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일명 ‘산학협력법’)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립대병원은 정부 지원이 시설과 장비 도입에 한정돼 있다며 의학 연구에 소요되는 비용이 병원의 손실이 되고 있고,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의료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지원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이유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립대병원의 산학협력단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대병원에 산학협력단이 설립되면,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와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가 재출자해서 운영하는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다. 즉, 국립대학병원이 진료 외에 새로운 이윤 창출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며, 이에 따라 병원이 영리 활동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4월 10개 병원(가천길병원, 경북대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으며, 이들 연구중심병원 중심으로 산‧학‧연‧병 협력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보고서에는 국립대학교병원이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 지역암센터, 권역외상센터 등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하는 공익사업을 수행해 병원의 수익구조가 악화됐다는 점을 거론한 점도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허종식 의원은 “의학연구 강화를 명분으로 국립대병원이 교육부에 산학협력단 설립을 제시한 것은 의료 영리화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도이며, 공익사업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고 밝힌 것은 공공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립대학병원의 이같은 자세는 주관 부처가 교육부라는 점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주관 부처를 보건복지부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공론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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