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출신 중 금융위원회 비중이 크다는 지적에 “2018년 금융정책부가 합치면서 비중이 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인사를 보면 기획재정부 금융국을 방불케한다. 금융위 내 기재부 인사 비중을 축소해 달라’라는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실제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정무위 내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장 중 한명은 기재부 출신으로 확인됐다.
이정문 의원이 정무위 전체 소속기관으로부터 ‘기획재정부 출신 임직원 재직현황’ 국감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정무위 소속 기관장 셋 중 한 명은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문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무위 소속기관 22곳에 현재 재직 중인 기재부 출신 임직원이 총 11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8개 기관(36.3%)은 아예 기재부 출신이 기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별로는 금융위원회가 기관 정원 10% 수준인 32명으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정거래위원회(19명), 예금보험공사(18명), 한국자산관리공사(11명), 국무조정실·권익위원회(6명), 금융감독원(5명), 한국주택금융공사·경인사(3),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2명), 국가보훈처·서민금융진흥원(1명) 순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비금융 분야에서 정부 내 각 부처를 조율하는 임무를 가진 국무조정실의 경우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비롯한 실장급 다수가 기재부 출신이었다. 또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역시 상임위원과 국장급 다수가 포진해 있었고, 권익위와 보훈처에는 과장급 등이 있었다.
특히 금융 분야의 경우 국내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금융위원회는 위원장(장관급)과 부위원장(차관급) 뿐 아니라 사무처장과 국장급 고위직 대다수가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졌고, 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대부분의 금융위 산하기관 기관장이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예산권이라는 무기를 쥐고 있는 ‘슈퍼갑’기재부의 정부 내 인사 관행이 도를 넘어섰다”며, “정무위 산하 금융기관들은 금융위인지 기재부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제·금융 정책방향을 기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정무위 소속 기관들까지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진다면 기획 단계부터 기재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어 국민을 위한 소신있는 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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