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례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사과통지문을 받는가 하면, 일본과의 관계개선 기대감 상승,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방역성과 호평에도 불구하고 좀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해 14일 공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9%가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50.8%, ‘잘모르겠다’거나 답변을 유보한 이들이 4.3%로 집계됐다.
임기를 30%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세계적 호평이 이어지며 자체조사결과 63.3%(4월 21일 발표)에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20%가량 추락했다. 이후로도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금번 조사에서는 결국 긍정평가가 부정평가 이하로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재현됐다.
지난 7월 7일 발표된 직전조사와 비교하면 긍정평가는 50.1%에서 5.2%p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46.2%에서 4.6%p 올랐다. 이 같은 변화는 전 연령대에서 진행됐다. 특히 만 18세 이상 20대와 30대의 지지철회가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결과, 20대의 지지율은 46.7%(부정 49.9%)에서 36.6%(긍정 58.9%)로 10.1%p(+9.0%p) 줄었다.
같은 기간 30대의 지지율은 50.9%(부정 43.8%)에서 37.3%(부정 55.7%)로 13.6%p(+11.9%p)나 빠졌다. 이외에 40대는 63.5%(부정 34.8%)에서 61.1%(부정 32.3%)로 2.4%p(+2.5%p), 50대는 49.8%(부정 46.7%)에서 48.0%(부정 49.5%)로 1.8%p(2.8%p) 달라졌다. 60대 이상도 42.7%(부정 52.7%)에서 41.2%(부정 56.3%)로 1.5%p(+3.6%p) 낮아졌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 응답자들의 지지율이 30.7%(부정 65.0%)에서 34.1%(부정 57.8%), 제주권이 50.0%(부정 42.3%)에서 61.5%(부정 30.8%), 충청권이 44.8%(부정 48.5%)에서 50.0%(부정 46.2%)로 증가했지만 여타 지역의 지지율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눈에 띄는 점은 문 대통령의 지역적 지지기반인 호남권의 지지율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직전 조사에서 호남권 응답자의 대통령 지지율은 86.2%(부정 13.8%)로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금번 조사에서는 65.5%(부정 29.6%)로 20.7%p가 폭락했다. 2번째로 지지율이 높은 제주와는 4.0%p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부산·울산·경남의 지지율 역시 49.4%(부정 45.4%)에서 33.5%(부정 62.3%)로 15.9%p(+16.9%p)가 지지를 철회했다. 이밖에 지역에서도 0.5%p(강원)에서 4.8%p(경기·인천)의 지지율 하락세가 관측됐다. 성별로는 남성 응답자들의 지지율이 52.1%(부정 44.9%)에서 44.9%(부정 50.7%)로, 여성(긍정 48.1%→44.8%, 부정 47.3%→51.0%)보다 변화폭이 컸다.
한편 조사는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전화면접 21%, 무선 ARS 79%, 무작위 RDD추출)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0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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