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길고 길었던 'G2강점기'를 끝낸 것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1시드인 담원 게이밍이었다.
시작은 지난해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이었다. 당시 G2 E스포츠는 SK 텔레콤 T1(SKT‧현 T1)을 4강에서 3대 2로 꺾고 결승에 올라 왕좌를 차지했다. 당시 '원더' 마르틴 한센이 보여준 '파이크'는 슬래셔 무비 '13일의 금요일'에 등장하는 '제이슨'만큼이나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같은해 열린 '월드챔피언십(롤드컵)'부터 본격적인 'G2강점기'가 도래했다. 그룹스테이지에서 그리핀을 상대로 1승 2패를 기록한 G2는 8강에서 담원을 3대 1로 꺾었다. '너구리' 장하권의 지나친 공격성은 오히려 독이 됐고, '쇼메이커' 허수도 '캡스' 라스무스 뷘터에게 완벽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4강의 경우 SKT와 G2의 MSI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복수를 다짐한 SKT였지만 도깨비같은 G2의 신들린 운영에 결국 3대 1로 패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SKT는 2019년동안 G2에게 3승 8패를 기록하며 천적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올해 롤드컵에서도 무지막지한 G2의 압제는 이어졌다. 지난 18일 진행된 8강전에서 G2는 젠지e스포츠를 상대로 3대 0 완승을 거뒀다. 냉정히 말해 젠지가 승기를 잡은 적은 한 순간도 없었다.
지난해 MSI부터 젠지와의 8강 경기까지 G2의 LCK팀 상대 전적은 15승 6패. 말 그대로 압살이었다.
아울러 G2 선수와 관계자들의 패기 넘치는 어록도 LCK 팬들을 울화통을 터지게 했다. G2는 '트래시 토크'와 도발로 '빌런' 팀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G2강점기'가 도래한 이후 'LCK'는 트래시 토크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실제로 1세트 패배 이후 2세트를 따낸 G2는 이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LCK는 구식, 담원은 과대평가, 오래 기다렸다. 지투가 이제 움직인다"는 트래시 토크를 선보였다.
하지만 2019년의 담원과 2020년의 담원은 확연히 달랐다. 밴픽과 인게임 플레이 모두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담원은 G2를 상대로 3대 1 완승을 거뒀다. 백미는 4세트 였다. 담원 19분 3초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롤드컵 10년 역사상 최단 경기 기록을 세웠다.
'제파' 이재민 감독 역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SKT 소속 코치로 G2를 상대로 두 번이나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그는 경기 후 화상 인터뷰서 "G2는 밴 픽, 플레이 적인 부분에서 준비를 잘하는 팀이다. 타 리그 팀들과 비교했을 때도 경쟁력이 있다"며 "이번에는 실력적인 부분서 더 앞서면서 이긴 거 같아 기분 좋다. '코리안 킬러' 프레임을 벗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설명했다.
LCK 최악의 천적 G2를 잡아낸 담원은 LPL(중국) 내전의 승자와 오는 31일 소환사컵을 두고 최종 결전을 펼친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