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기대를 모았던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끝났다. 평가는 ‘최악’이었다. 시민사회는 갖가지 혹평을 쏟아내며 국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정감사 관련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21대 첫 국감에 대해 “정책은 실종된 여느 때와 다르지 않는 정쟁국감의 반복이었다”면서 “첫 국감인 만큼 의원별로 의욕은 넘쳤으나 잇따라 드러난 실망스런 결과로 최악의 딱지가 무색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금번 국감은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국정운영을 점검하는 자리인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경제·외교·교육·민생 등 갑작스레 닥친 변화에 대한 대응의 적절성을 점검하고 미래 대안을 제시해야했지만 무엇 하나 완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경제분야에서는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이 쟁점으로 부각되며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민생경제 악화 ▲포스트 코로나 정책의 일환인 한국판 뉴딜의 실효성 ▲농지감소로 인한 식량안보 문제 등 고민해야했을 과제들이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부동산분야에서도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의 최대 과제인 집값문제에 대한 정확한 원인진단과 책임을 묻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감을 기대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많이 미흡했다”며 “정부로부터 정책의 잘못을 시인하고 제대로 된 사과를 이끌어내지 못함으로써, 이후 부동산정책 방향의 전면 재검토와 개혁방안 제시로 이어질지 매우 회의적”이라고 평했다.
통일·외교·국방 분야에 대해서는 “여야는 증인 채택을 두고 입장 차를 보였으며, 문제 해결 보다는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자 해 국감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내용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 분야도 “문케어 추진에 따른 건강보험재정건전성 문제는 해마다 등장하고 있지만 정책효과를 홍보하는 듯 한 여당 의원의 발언은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비판과 함께 대안도 제시했다. 경실련은 “더 이상 최악의 국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감의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상임위별 달력식 상시국감 도입 ▲증인 불출석·의증, 자료제출거부에 대한 처벌 강화 ▲전년도 지적사항 이행여부의 철저한 사전점검 등 국감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이어 “지금의 국감으로는 본래 취지를 구현하기 어렵다. 짧은 시간 내 의원들의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현행 국감 진행방식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심도 있는 질의와 정책대안을 만드는 장으로 변모되지 않는다면 매년 최악의 국감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렵고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면서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의 노력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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