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적·황·백·흑’ 오방색 가을… 제주에 반하다.

‘청·적·황·백·흑’ 오방색 가을… 제주에 반하다.

오방색 가을, 제주의 유혹

기사승인 2020-11-02 05:00:33

- 오방(五方)색으로 만나는 제주의 삶과 풍경
- 오감(五感) 만족, 농익은 제주의 가을
- 자연의 색으로 만나는 태초의 제주
[쿠키뉴스]  제주· 곽경근 대기자 = 오색(五色), 오채(五彩)라고 하는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은 오행의 각 기운과 직결된 기본색이다. 동양적 사유체계에서 풀어낸 색의 개념으로 순수하고 섞음이 없는 기본색인 오방색을 따라 제주도 가을 여행에 나서보자.
지난 27일, 석양이 아름다운 산굼부리에서 한 사진가가 저녁노을에 반짝이는 억새를 걸고 작품촬영에 여념이 없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해발 400m 고지에 위치한 산굼부리는기생화산의 분화구로 천연기념물 제263호로 지정되어 있다. 

어느새 11월이 시작되고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도 코로나로 인해 이대로 지나가는 것 아닌가 아쉬움이 가득하다. 전국 방방곡곡 단풍이 물들고 육지의 가을이 절정을 넘어서고 있지만, 제주의 가을은 지금이 적기이다. 오름을 타고 넘는 바람에 억새와 말갈기가 일렁이며 가을 햇살에 윤슬처럼 빛난다. 청정 제주에 가을 향기와 색으로 가득하다.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한라산 천아계곡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의 파란 하늘 아래 그 빛을 더하는 붉은 단풍, 녹색 나무에 달려 빛나는 노란 감귤, 역광에 투명하게 빛나는 억새의 군무, 푸른 바다를 유영하는 해녀, 이 모든 색을 섞어 태초의 색상으로 경계를 짓는 검은 밭담. 자연의 색으로 가득한 제주에 오색 물결이 넘친다. 해안도로와 산간도로를 따라 여유롭게 호흡하며 ‘황·청·백·적·흑’ 오방색 제주의 가을로 들어가 보자.
먼지 없는 제주의 탁 트인 하늘은 마음마저 상쾌하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마스크도 벗고 마음껏 심호흡도 해보자.
해녀가 테왁을 밀며서 물질을 하고 있다. 테왁은 물질할 때 가장 중요한 도구다. 둥근 스티로폼에 원형 망사리를 달아 채취한 해산물을 담기도 하고, 물 위에서 숨을 고르며 쉴 때도 이용하고, 바닷속에 잠수하는 해녀의 위치를 알려주는 부표가 되기도 한다.

청(靑): 구좌읍 하도 어촌체험 마을
제주 사람들은 아름다운 바다를 ‘바당’이라고 한다. 파란 하늘과 맞닿은 제주의 바당에서 삶을 이어가는 제주 해녀의 물질을 바라보는 것만도 삶의 큰 위안이 된다. 바닷속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 물 밖으로 나오면서 ‘휘오이~’ 내뿜는 숨비소리가 멀리 해변까지 들려온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약 40km 지점에 있는 구좌읍 하도리 어촌체험 마을을 찾았다.
하도리에서 만난 한 해녀는 "수시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무단채취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면서 바다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며 "도차원에서 강력히 단속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도리는 현직 해녀들이 많이 남아 있는 마을 가운데 하나다.
가장 제주다운 바다 문화와 풍경을 간직한 하도마을은 별방진과 같은 유적지와 하도리 철새도래지, 올레 21코스 등 아름다운 인문자연 환경과 함께 제주 여성의 상징인 해녀의 생업활동이 잘 보존된 마을이다. 하도 어촌마을에서는 원담체험, 해녀 물질체험 등 제주다운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방파제 옆에 화산석으로 하트모양 3개가 이어진 원담이 설치되어있다. 원담은 돌담을 쌓아놓고 밀물 때 몰려든 물고기들을 썰물이 나면 그 안에 잡아 가둬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 둔 곳을 말한다.
‘저승 돈 벌어서 이승 자식 뒷바라지한다’ ‘소로 태어나지 못해 해녀로 태어났다’는 속담이 전해질 정도로 해녀의 삶은 고달프다. 

전문 어업인인 해녀는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하지만 ‘아마’라 불리는 일본 해녀는 주로 2인 1조로 일을 한다.
이와 달리 한국의 해녀는 바닷속에 홀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한다. 능력에 따라 하군, 중군, 상군 등으로 나눠 공동작업을 하며 이익을 나누고, 서로의 안전을 보살펴준다. 지금은 힘든 물속 작업을 꺼려 해녀를 직업으로 택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대부분 60대에서 많게는 80대의 해녀들이 아직도 바다에 뛰어들어 물질하고 있다.
한국의 19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는 공기통 없이 바다에 들어가 수심 5m~20m 정도에서 1~2분간 잠수를 하며 해산물을 채취한다. 잠수를 끝낸 해녀는 물 위로 올라와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며 휘파람 소리와 비슷한 숨비소리를 낸다.  하절기에는 6~7시간, 동절기에는 4~5시간 일하며 일 년에 약 90일 정도 바닷속에서 채취 활동을 한다.

하도리 방파제 옆에서 물질을 마치고 나온 70대 후반의 해녀는 “이름은 뭐 할라고 물어봐,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그래도 뿔소라를 많이 건져 올렸어”라며 “평생 물질하느라 힘들었지만, 아들 둘과 딸 둘 모두 대학 공부 다 시켰어. 다 시집 장가가서 잘 살아. 손주들도 공부 잘하고, 그만하면 됐지”라며 웃었다.


-해녀처럼 바닷속을 누벼볼까-
해녀들의 오전 물질이 끝나자 해녀체험 교육장에서 이론과 준비운동을 마친 체험객들이 해변에 길게 줄지어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해녀 물질체험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 문화’를 배우고, 해녀와 함께 바다에서 소라나 전복 같은 해산물을 직접 채취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체험을 마치고 나오면 망사리에 넣어둔 해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다. 각자 채취한 것 외에 어촌계에서 뿔소라를 넉넉히 얹어주니 많이 잡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직접 잡은 해산물을 그 자리에서 맛보는 경험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해녀 물질 체험은 보통 하루에 두 번(오전 11시, 오후 2시 전후) 진행한다. 물때에 따라 시간이 바뀌기도 하니 체험 당일은 일정을 여유롭게 잡는게 좋다. 전화 예약이 필수다.

바람이 거세거나 파도가 높은 날을 제외하고 언제든 체험할 수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가족 여행객도 많이 찾는다. 부력이 있는 잠수복을 입고 체험하므로 수영을 못해도 겁낼 필요가 없다.

한라산의 사계 중 가을을 상징한다면 단연 화려함을 뽐내는오색 단풍일 것이다. 천아숲길은 천아수원지로부터 시작 되는데 이곳은 계곡이 깊고 울긋불긋 단풍이 곱기로 소문난 곳이다. 계곡 위 침엽수림과 대조를 이루며 뭍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적(赤): 가을빛 가득한 제주 비밀 정원, 한라산 천아숲길
한라산 둘레길은 바다를 끼고 걷는 제주 올레길과 다른 매력이 있다. 한라산의 사계 중 가을을 상징한다면 단연 화려함을 뽐내는 단풍일 것이다. 특히 붉고 노란 단풍이 만발하는 요즘, 한라산 둘레길은 놓쳐서는 안 되는 필 수 트레킹코스다. 이중 천아수원지 입구에서 시작되는 천아숲길의 입구 천아계곡은 가을 단풍 명소이다. 제주도민들도 그 경관에 놀라는 곳이다.
한라산둘레길 중 가장 높은 해발1000m 고지를 통과하며 하천을 따라 10.9km 구간으로 이어지는 숲길에 단풍이 절정을 맞았다.

29일 천아숲길에서 만난 우영순(47·제주)씨는 “제주에서 살고 있지만, 한라산에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계곡이 숨어 있는 줄 처음 알았다”라며 “계곡 양옆으로 노랗고 빨갛게 물든 단풍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천아숲길 계곡은 비가 내릴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이다. 비가 내리면 당일은 물론 이틀간은 안전을 위해 입산이 통제된다.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에는 엄청나게 큰 바위들이 깔려 있는데 그 자체로 장관이다.
천아숲길 가는 길: 제주시외버스터미널과 영실 매표에서 매 60분~8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1100도로 노선(제주~중문) 240번 버스를 타고 천아수원지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독특하게도 이 길은 계곡을 가로질러 이어져 잘 살펴보지 않으면 길을 찾기 어렵다. 둘레길 표식을 찾으면 길을 찾기 쉬우니 표지판을 항상 살펴야 한다. 계곡을 지나서는 숲 사이 작은 오솔길과 계단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된다. 계곡이 깊고 산이 높아 입산과 하산 시간을 지켜야 한다. 한라산 둘레길 중 가장 높은 해발 1000m 고지를 통과하며 조릿대를 지나는 구간도 운치가 있어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곳이다.
건천을 따라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한라산 천아숲길

여름철 오후 2시, 겨울철엔 낮 12시 이후 입산이 통제된다. 코스는 돌오름, 노로오름, 천아오름을 거쳐 10.9km의 구간으로 이어지며, 약 4시간 소요된다.

서귀포시는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감귤천지이다. 노랗게 영근 감귤 뒤로 한라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황(黃): 황금빛 물결 귤림추색(橘林秋色)
제주의 최남단 서귀포의 가을은 어느 곳을 둘러봐도 주렁주렁 매달린 귤로 금빛 풍광을 이룬다.
제주도에서 경관이 뛰어난 10곳을 지칭한 영주십경(瀛州十景)의 제5경이 귤림추색(橘林秋色)이다. 영주는 제주도의 옛 지명이다.

귤림추색(橘林秋色)은 귤이 익어가는 제주성에 올라 주렁주렁 매달린 귤을 바라다보는 것이다. 제주에는 귤 재배 농장이 많지만 여기서 말하는 귤림은 조선 시대에 조정에 진상하기 위하여 가꾸던 귤밭을 가리킨다. 1530년경 제주 목사 이수동(李壽童)이 전부터 있던 귤밭 외에 새로이 25개소의 과원을 더 조성하였다고 하며, 기록에 의하면 제주에서 진상하는 귤이 36종이나 되었다고 한다.
감귤나무는 보통 한 그루에서 60kg에서 70kg 정도 감귤이 달리는데 나무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풍성하다.

이처럼 제주 감귤은 조선 시대 귀한 대접을 받으며 임금님에게 진상됐고, 1970년대 초에는 감귤나무 두 그루면 자식을 대학에 보낸다고 하여 대학나무로 불리기도 했다. 감귤나무 한 그루에서 60kg에서 70kg 정도 생산되고 당시 감귤 가격이 10kg에 2천 원, 대학등록금이 1만5천에서 2만 원 정도 했으니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돌담 너머 짙푸른 잎 사이로 반짝이는 귤빛은 울긋불긋 물든 단풍잎만큼이나 아름다운 색감을 연출한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감귤농장 전경. 감귤의 색을 골고루 착색하기위해 바닥에 은박비닐을 깔았다.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11월 제주의 감귤 농장에선 감귤 수확 체험이 인기다. 새콤달콤한 감귤을 직접 수확해서 맛볼 수 있는 감귤 따기는 관광객들에겐 이색 체험 거리다. 품종에 따라 혹은 농장에 따라 1인당 5천 원 내외를 내면 농장에서 귤 따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수확에 필요한 장갑과 가위, 바구니를 제공한다. 수확한 감귤은 그 자리에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고, 1인당 1~2㎏ 안팎을 가져가거나 염가에 구매할 수도 있다. 

남원읍에 소재한 최남단체험감귤농장 ‘가뫼물’에서 박가희 학생이 부모, 동생과 감귤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29일, 서귀포시 남원읍에 소재한 최남단체험감귤농장 ‘가뫼물’에서 귤 따기 체험이 한창인 박가희(6학년), 박가영(3학년) 어린이 가족을 만났다. 구미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여행 중인 박가희 어린이는 “체험학습으로 가족여행 왔는데 직접 귤을 따면서 행복한 느낌을 받는다.”라며 “엄마가 슈퍼에서 사다주는 귤을 먹다가 직접 나무에 달린 것을 따서 맛을 보니 신기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가뫼물은 친환경농법으로 감귤농사를 짓는다. 농장 안에 흑돼지도 방목해 함께 키운다.

가뫼물에서는 품종별로 돌아가며 일 년 내내 열리는 귤따기 뿐만 아니라 ‘체험’과 ‘힐링’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조성돼 있다. 농장에는 감귤체험장과 함께 식품·곤충체험관, 미니 동물원, 모노레일 등이 설치되어 있다.

산굼부리에 억새가 가을햇살에 빛나고 있다.

백(白): 제주의 가을은 억새로 물든다.
11월 제주에는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의 흰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제주에서는 날씨만 좋으면 어디서든 한라산이 보인다. 한라산을 조망하기 위해 눈을 들면 먼저 보이는 것이 대부분 파란 하늘 아래 반짝이는 은빛 억새 군락이다.

억새군락으로 유명한 산굼부리. 한라산의 생성과 시기를 같이한 산굼부리는 그 산정에 발달한 화구호가 백록담(白鹿潭)과 비슷한 모습이다. 

제주의 가을은 하늘하늘 흔들리는 ‘은빛 억새’ 물결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제주의 가을은 억새로 물든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유명 관광지를 찾지 않아도 올레길을 걸으며 만나는 눈부신 억새의 춤사위, 제주의 푸른 바다와 혹은 한라산을 배경으로 은빛으로 반짝이는 억새는 한 폭의 가을 풍경화를 연출한다.

27일 저녁, 억새와 일몰을 배경으로 한 신혼부부가 인생샷을 남기고 있다.

제주의 오름을 사진으로 기록한 고(故) 김영갑 선생은 “날씨와 시각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억새의 다양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제주의 억새를 한눈에 즐기기엔 단연 산굼부리가 으뜸이다. 산굼부리의 굼부리는 화산체의 분화구를 이르는 제주말(語)이다. 잘 가꿔진 산굼부리의 드넓은 억새밭의 은빛 물결이 정상 분화구에서 서쪽 한라산 정상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 빛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억새 풍광은 직접 경험해 보아야 그 장관을 알 수 있다.

산굼부리와 함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새별오름(519m)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따라비오름(342m)도 매력적인 억새 명소다.
이외에도 제주 곳곳의 오름과 국도변에서도 억새 물결이 만드는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은빛 물결 억새 길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자는 비로소 제주와 하나가 된다.

조천읍 와흘리의 메밀밭 전경/ 섬 곳곳에 피어난 메밀은 가을 제주의 숨겨진 명소이다.


 - 제주는 지금 온통 ‘메밀꽃 필 무렵’
가을 하면 떠오르는 메밀꽃. 가을의 전령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는 지금 온통 ‘메밀꽃 필 무렵’이다. 흰 눈이 내린 것처럼 메밀꽃이 만개했다.
제주는 국내 최대의 메밀 재배지이다.
강원 봉평이 ‘메밀꽃 필 무렵’으로 소문났다면 제주는 국내 최대 메밀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자랑한다. 최대 메밀 생산지답게 가을을 맞아 제주 곳곳에 조성된 메밀밭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소금밭 같은 메밀로 묘사한 봉평보다 재배면적이 넓고 생산량도 많다. 제주의 대표적 메밀 생산지인 제주시 오라동과 조천읍 와흘리 등 제주의 들녘에 흰 눈이 내린 듯 하얀 메밀꽃 또한 제주의 볼거리이다.

용머리해안

흑(黑): 화산섬 제주의 시작 검은 돌
- 제주돌문화공원
화산섬 제주도는 돌의 고장으로 제주 사람들의 생활 구석구석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제주돌문화공원의 돌하루방

제주돌문화공원은 한라산 영실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오백 장군’ 설화를 중심 주제로,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민의 삶 속에 녹아있는 돌 문화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생태공원이다.
2006년 6월 3일에 개원한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가장 제주다운 문화 공원이다.

제주 돌문화 공원은 이러한 제주의 돌문화를 집대성한 역사와 문화 공간으로 크게 돌 박물관과 돌문화 전시관, 그리고 야외 전시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민관 공동작업으로 3,269,731㎡(100만 평) 대지 위에 조성된 돌문화공원은 제주 돌 문화의 현재, 미래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서 제주도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세계적 수준의 문화공원이다. 제주의 정체성, 향토성, 예술성을 한껏 살려 조성되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용머리해안은 2011년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되었다. 산방산 해안에 있으며 마치 바닷 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용머리해안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용머리해안이라 불린다. 2011년 1월 13일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되었다. 산방산 해안에 있으며, 겉으로 보면 평범하지만 좁은 통로를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오랫동안 층층이 쌓인 사암층 암벽이 나온다. 180만 년 전 수중폭발이 형성한 화산력 응회암층으로 길이 600m, 높이 20m의 현무암력에 수평 층리·풍화혈·돌개구멍·해식동굴·수직절리 단애·소단층명 등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해안 오른쪽에는 반원형으로 부드러운 검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에 1653년 하멜이 탄 선박이 난파되어 이곳에 표착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하멜표류기념비와 선박이 있다.

밭담 전경

-제주 밭담
제주 밭담은 1,000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 동안 현무암 등을 사용하여 밭의 주변에 쌓은 담을 말한다. 밭의 경계를 표시하고 바람을 막아 농작물을 보호하기 선인들이 한 땀 한 땀 쌓아 올려진 제주의 농업유산이다. 이처럼 제주 밭담은 농업인들의 삶과 지혜 그리고 제주농업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농업유산이다. 지난 2014년에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선정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도 등재됐다.

제주시 조천읍의 한 밭담 전경. 제주는 바닷가 주변으로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진 밭담 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밭담은 검은 현무암 돌담이 끝없이 이어진 모양이 흑룡을 닮았다고 해 '흑룡만리'라고도 불리며, 길이가 2만 2천km에 달하는데 이는 만리장성(6400km)보다 무려 1만 5600km나 더 길다.
밭담이 쌓이기 시작한 뒤 오랜 세월을 거치며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제주 전역은 마치 밭담으로 수놓은 모자이크 모양을 하고 있다.(구좌읍 월정리 진빌레밭담길 전경)

밭담을 이루는 현무암은 많은 기공을 가지고 있으며, 쌓을 때 밑돌 두 개 사이에 윗돌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쌓는다. 또 밭담의 돌 사이사이에는 틈새가 있어 바람의 힘이 밭담의 틈새 방향으로 작용하는데, 이것이 강한 바람에도 밭담이 쉬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애월읍에 소재한 구엄리 돌염전은 우리나라 대표 경관 도로 52선 중 한곳으로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돌염전은 해안가에 널려 있는 돌 암반을 이용해 소금을 구워내던 선조의 지혜가 담긴 곳으로 ‘소금빌레’라고도 부른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드론 촬영=왕고섶 사진가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