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간호인력 확충 ‘절대적’ 필요

코로나19 장기화… 간호인력 확충 ‘절대적’ 필요

“부족한 간호사 답 찾는 건 쉽지 않아… 간호대 증원 대안 아냐”

기사승인 2020-11-02 16:44:57
2일 국회에서는 ‘코로나19 병원 간호노동 실태와 인력기준 모델 제안 토론회’가 열렸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 간호 인력 확충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국회에서는 ‘코로나19 병원 간호노동 실태와 인력기준 모델 제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발제를 맡은 이상윤 건강과대안 연구위원은 “그동안은 병실 수가 문제가 됐지만, 확보했다. 이제는 간호 인력의 부족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6월29일부터 7월29일까지 코로나19 환자 간호 경험이 있는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들의 업무가 기존 환자를 볼 때 보다 2배 이상 노동량이 늘었고, 최대 2배 이상 힘들다는 의견이 65%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환자를 보기 위해 별도의 교육·훈련·정보 제공 등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57.2%가 전혀 못 받았거나 거의 못 받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 병동 배치 시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율은 77.4%에 달했다.

코로나19 환자 경험이 있는 12인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에서 간호사들의 업무량이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간호사들은 ▲간호사 업무가 아닌 부가된 노동 ▲심리적·육체적 중압감 ▲배변 돕기 등 배설 간호 ▲병동 입퇴실 절차 ▲환자에 대한 정서적·심리적 지지 간호 ▲간호 기록 등 행정업무 등 여러 업무 증가로 과중한 일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감염관리를 위해 코로나19 환자 병동에 간호보조인력, 환자이송인력 등 보조인력의 출입을 최소화하고 환자 보호자는 출입할 수 없게 함에 따라 평소 보호자 및 간호보조인력이 행하던 업무까지 간호사가 떠맡게 됨에 따라 증가하는 업무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하는 동안 많은 간호사들이 감염의 우려로 집으로 가지 못하고 숙소 등에서 지내게 됐는데 이 또한 간호사의 고립감과 불안감을 높여 충분한 휴식이 이뤄지지 못하게 만들었다”며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때를 대비해 코로나19 환자 간호 능력과 의지가 있는 간호사들에게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교육·훈련해야 한다. 또 간홋하들의 정신·심리적지지 방안과 관련해서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경제적, 비경제적 보상이 이뤄지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호사를 늘려야 하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배치할 간호사가 없다. 특히 중환자실에 갈 수준의 간호사는 더더욱 없는 게 문제”라며 “일반 병동에는 평소의 2배, 중환자실은 2.5배의 인력이 확충돼야 한다. 교육·훈련으로 여유 인력을 가질 수 있는 묘안을 짜내야 한다. 개별 병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사회·정책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들은 ‘간호대 증원’이 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한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최근 경사노위에서도 간호대 증원을 이야기했지만, 간호사 수 부족을 논할 때 간호사만 봐서는 안 된다”며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 의료보조인력을 놓고 논의해야 한다. 간호사가 해야 할 업무를 명확히 하고 타 직종이 해야 할 업무가 뭔지, 책임 소재 등에 대해 명확하게 하며 간호서비스 모델이 적립돼야 한다. 이제는 전사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진행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배치 기준에서 코로나19 병상의 간호사 배치기준 논의가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병원급 공공보건의료기관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기준 참여율은 26.8%에 그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제대로 운영됐다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처가 좀 더 쉬웠을 것이라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특수한 상황에서 간호 인력 배치기준을 새롭게 만들기보다는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게 우선”이라며 “간호업무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단순히 숫자로 얘기해선 안 된다. 응급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감염병 대응체계로 전환하는 것들이 평상시에 훈련·연습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족한 간호사의 답을 찾는 건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상황에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 발생이 낮아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일상을 살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간호사 배치기준 이전에 일상에서의 간호사 배치기준 충족이 우선이다. 이렇게 돼야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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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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