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 인턴 공백 메꿀 수 있을까

입원전담전문의, 인턴 공백 메꿀 수 있을까

모집 인원 채운 의료기관 드물어… 고용지속성·승진 보장 없어 의사들 꺼려

기사승인 2020-11-06 01:30:01
지난 8월 의료계의 집단 휴진이 의대생의 응시 거부로 이어져 내년 신규 배출 의사가 3000명에서 300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의대생의 국시 응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내년 인턴이 2000명께 부족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정부는 ‘입원전담전문의’를 활용하면 의료공백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의료계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세웠다.

‘입원전담전문의’란 입원환자의 초기 진찰부터 경과 관찰, 상담, 퇴원계획 수립 등 입원환자의 전반적인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의를 말한다. 입원환자 안전 강화 및 진료 효율성 증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따른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4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소관 2021년도 예산안심사 관련 전체회의에서 “국시 재응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료인력 공백이 발생한다. 공중보건의사는 400명, 인턴은 2000명이 부족할 것”이라며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 하지만 인턴의 경우 건보 수가를 더 지원해 ‘입원전담전문의’를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턴 의료공백을 입원전담전문의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의료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입원전담전문의인 A씨는 자신의 SNS에 “지난 4년간 입원전담전문의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지표로, 결과로 보여주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료계가 아닌 일반회사에도 직종의 역할과 책임, 직무 기술서가 중요하다. 신입사원이 할 역할이 있고, 대리, 과장, 부장이 할 역할이 있다. 그러한 시간·노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체인력으로만 생각하면 누가 앞으로 이 일을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현재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병원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병원에서 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하다 보니 고용 지속성에 대한 우려로 지원을 꺼리고 있다. 또 타 직역과 달리 승진에 대한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근무시간이 주로 야간인 것도 지원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이유로 입원전담전문의는 ▲2016년 11명 ▲2017년 55명 ▲2018년 ▲175명 ▲2020년 5월 기준 249명에 그친다. 의료기관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모집인원을 채운 의료기관을 찾기란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지방에서의 모집이 어려워, 정부는 수가를 15% 가산해주기도 했지만, 채용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애초에 올해 9월 본사업으로 전환될 예정이었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재정부담을 이유로 유보를 판단했다. 박 장관이 건보 재정을 활용해 입원전담전문의를 늘려 인턴의 공백을 막겠다지만, 재정부담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볼 때 건정심을 통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인턴의 대체인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앞으로 젊은 의사들이 입원전담전문의 진로를 선택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금 건정심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지원을 줄이거나 수가 가산을 없애자고 하고 있는데, 장관이 무슨 의도로 이야기 한 것인지 모르겠다. 병원이 모두 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면, 병원의 반발도 클 것. 복지부에서 의지가 있어도 건정심에서 해주지 않으면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수익이 떨어진 개원가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지원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턴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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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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