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막대한 정책자금이 투입이 확정돼 벌써부터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6일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안을 확정했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식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한진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중 5000억 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이다. 나머지 3000억 원은 교환사채를 인수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이후 2조5000억 원 규모 대한항공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 신주(1조5000억 원)와 영구채(3000억 원)로 1조8000억 원을 투입해 최대주주가 된다.
다만 이러한 결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두 회사에 또 혈세를 부어 합병하는 게 가당치 않다는 것.
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3000억원을 지원받아 이를 모두 소진했다. 그러다 기안기금 2400억원을 또 지원받았다.
대한항공은 올해 4월 두 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받은 데 이어 기안기금 신청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혈세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결합 승인도 문제다. 국제노선을 보유한 양대 항공사가 합병하려면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정위가 아시아나를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경우 대한항공과의 결합을 허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한 기업을 위해 산은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꼴이 되고 만다. 혈세 추가 투입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LCC구조조정 등 큰 그림에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은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재정투입이라는 면에서 보면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은이 지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한 가 의문”이라며 “구조조정 전문 펀드를 만들어서 지분투자를 들어가서 경영에 어느 정도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번 인수 방안에 대해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직접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항공 산업 정상화에 소요되는 정책자금 투입규모 최소화하고 투입된 자금 회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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