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대한, 아시아나 두 항공사를 통합해 업계 구조를 바꾸겠다는 정부 방침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돼서인데, 노선 등 중복되는 업무가 많아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대주주가 될 한진칼과 산업은행이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원태 “구조조정 없을 것”
논란은 지난 16일 국적항공사 통합방식 확정 이후 불거졌다. 재벌 특혜를 비롯해 구조조정으로 인한 근로자 고용불안도 도마에 올랐다. 그러자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직접 해명했다.
조 회장은 이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중복 인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양사 규모로 봤을 때 이야기고 확장성을 고려하면 모든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산은 “기본원칙 준수”
산은도 같은 우려에 입을 열었다. 산은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구조조정 3대 기본원칙을 준수하며 항공 산업 구조개편 방안을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이 강조한 구조조정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마련 등이다.
산은은 또한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부가 담보 잡힌 만큼 통합추진과 경영성과에 관한 자신감을 보였다. 인력감축이 없는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포부다. 산은 관계자도 “구조조정 기본원칙은 이동걸 회장이 이전부터 강조해오던 것”이라며 “인력감축 개념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노조 “중복업무 많아 구조조정 불가피”
조 회장과 산은의 입장에도 노조는 시큰둥하다. 여론을 의식해 구조조정을 당장 하지는 않아도 결국엔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것.
정원섭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연대지부 국장은 “양사 모두 비용절감 자구노력을 해왔다”며 “대부분 업무가 중복된다고 볼 수 있는데 두 회사를 통합하면 이걸 줄이려고 할 수밖에 없지 없다. 그런 점에서 구조조정 인력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산은과 대한항공이 체결한 협약도 문제 삼았다. 협약서에 명시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인력감축은 없다’라고 한 문구가 사실상 구조조정 여지를 남겨뒀다는 지적이다.
그는 “사회적 우려가 있어서 당장은 구조조정을 안 하더라도 통합되는 과정에서 진행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양사와 원, 하청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해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노조 및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도 최근 낸 성명에서 부서와 노선, 기자재 중복을 언급하며 “대한-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가장 많은 실업자를 양산하는 방식”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노사정 회의체를 꾸려 논의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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