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즐겨보는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무료 체험기간이 지난 줄도 모르고 가입한 채 장기간 접속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유료로 바뀌면서 요금폭탄을 맞은 것.

A씨는 “앱에 접속조차 안 했는데 문자 한 통 없이 5년 동안 결제 금액을 청구 하더라”며 “환불절차도 복잡해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A씨처럼 구독경제 이용자 중 최근 유료전환 안내를 받지 못하거나 해지 혹은 환불 절차가 미흡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금융당국이 조치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구독경제 이용·결제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공급자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넷플릭스로 동영상을 보거나 멜론으로 음악을 듣는 것 모두 이에 해당한다.

최근 무료로 가입을 유도했다가 이용자도 모르게 유료로 전환돼 요금을 무는 사례가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무료·할인 이벤트 기간 종료 전, 소비자에게 자동적으로 대금이 청구된다는 사실과 일정 등을 안내하지 않거나 안내를 하더라도 단순 이메일 통지 등으로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경제는 가입하기는 쉬워도 해지 절차는 까다로웠다. 해지링크를 찾기 어렵고 결제 후 취소를 전화나 이메일로만 접수받는데 회신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환불 조치도 미흡했다. 구독경제를 취소하더라도 이용내역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1개월 치 요금을 부과하고 환불도 안 되게끔 운영되는 경우가 다수였다. 환불도 계좌이체나 카드결제 취소가 아닌 ‘포인트’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었다.

금융위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를 뜯어 고친다.  

구독경제의 정의·유료전환·해지·환불 등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약 사항을 구체화한다.  

그런 다음 신용카드가맹점, 결제대행업체(PG사), PG 하위가맹점 준수사항은 ‘신용카드가맹점 표준약관’에, 계좌이체 납부 가맹점 준수사항은 ‘금융결제원 CMS 약관’ 등에 규정하기로 했다.  

먼저 구독경제는 ‘사전에 정해진 금액을 지불함으로써 일정기간 이용권한을 부여하거나 가입기간에 비례해 일정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금액을 지불하는 결제 등’으로 규정한다.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는 경우 전환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7일 전에 서면이나 음성전화, 문자 등으로 관련 사항을 통지해야 한다.  

이는 할인이벤트가 종료돼 정상요금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구독경제 가입 시 유료전환 예정임을 알렸더라도 이와 별개로 유료전환 7일 전 다시 안내해야 한다.  

구독경제 업체는 이용자가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간편히 해지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해지 가능 시간도 연장할 수 있게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정기결제 해지 시 이용내역이 있더라도 사용한 만큼만 부담하도록 조치한다.  

가령 대금 납부 전이면 이용회차에 비례해 대금 부과 후 해지하고 대금 납부 후라면 이용회차에 비례한 금액을 차감한 다음 정상 환급하는 식이다. 

해지 전에 대금을 납부했다면 카드결제 취소, 계좌이체 등을 통해 즉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환불 선택권도 충분히 부여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개선방안 중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상항은 내년 1분기에 입법예고를 할 예정이다.  

가맹점 표준약관과 PG특약, 금결원 CMS 약관은 시행령 개정이 완료 되는대로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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