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이 같은 권고가 배당성향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주 8개 종목을 편입한 KRX은행지수는 최근 1달 간 약보합세로 횡보하고 있다. 이달 24일 기준 KRX은행지수는 641.89로 한달 전(646.66) 대비 0.73% 떨어졌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전년 26~27% 수준을 기록하였던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을 당초 20% 전후로 권고하는 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권고 방안이 공개되자 개인투자자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금융주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까지 올렸다.
청원 작성자는 “금융감독원은 코로나 19로 여파로 인한 한시적인 배당축소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자유경제 시장이다. 사기업에 대한 배당 축소 의무를 정부에서는 강요할 수 없다”며 “올해 금융권 모두 양호한 경영실적을 기록하였고, 주주가치를 훼손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은행의 배당 축소를 권고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리스크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융지주사의 배당 축소가 예상 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감독당국의 권한인 건전성 제고를 위한 충당금 상향 조정 요구와 달리 은행 배당 정책의 개입은 기업 고유의 권한으로 이사회, 주주 등의 반발을 살 여지가 충분히 많다”며 “이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도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중은행의 배당성향은 국내 일반 기업과 대비해 높지만 미국 기업의 배당성향과 비교하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은행이 실적 대비 부진한 주가를 기록하는 것은 ▲부동산 대출규제와 함께 선진국 은행 대비 저조한 배당성향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올해 주요 금융지주의 4분기 실적도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4분기 추정 순이익은 4,022억원으로 전년동기(2315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의 순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29일 배당락일 이후 주가 흐름이다. 이에대해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팀장은 “현재 시장의 관심은 29일 배당락 이후의 은행주 주가 흐름”이라며 “지난해에는 배당락 이후 5영업거래일 동안 주가가 7.7%나 하락하고, 10영업거래일 동안에는 9.3% 하락하는 등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배당 규제 논란이 불거지며 금일 기준 이전 10영업거래일간 은행주의 주가가 오히려 2.4%나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처럼 배당락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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