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간힘 써 막았지만 해맞이객 '북적'···해변 막자 차 안 일출 관람

안간힘 써 막았지만 해맞이객 '북적'···해변 막자 차 안 일출 관람

해변은 썰렁했지만 도로는 '인산인해'
강원 영동권 시민 "해도 해도 너무 하다" 토로

기사승인 2021-01-01 09:54:02
1일 새벽 강원 강릉시가 인원을 배치해 강문해변 일원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사진=강릉시 제공)

[강릉=쿠키뉴스] 김태식 강은혜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해맞이를 참아 달라'는 강원 영동 지자체의 호소문까지 나온 가운데 신축년 새해 첫날 강릉, 삼척 등 강원 동해안은 그럼에도 일출을 보러 온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1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인근 도로는 해가 뜰 무렵이 되자 차량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강릉시가 특단의 조치로 옥계에서 주문진까지 무려 45km에 이르는 관내 전 해변에 통제선을 설치하자, 통제된 해변에 들어가는 대신 차 안에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모인 것.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릉시장이 직접 나서 '제발 오지 말아달라'고 대국민 호소문을 올리고, 출입 통제를 위해 전 해변에 인력은 물론 드론까지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간 셈이다.

더군다나 강릉시는 정부의 '5인 이상 집합 금지'보다 수위를 더 높여, 지난 31일부터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3시까지 관내 모든 음식점 내 취식을 금지한 상태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해변에 설치한 통제선을 무시하고 들어가는 방문객이 많아지자 지난 29일 강원 강릉시가 사근진해변 등에 드론을 투입, 출입을 막고 있다.(사진=강릉시 제공)

하지만 서울에서 강릉을 찾았다는 해맞이객 A씨는 "포장은 된다고 하니 숙소에 가서 먹을 예정"이라며 "한 달 전에 이미 숙소 예약을 해 둔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왔다"고 말했다.

[삼척=쿠키뉴스] 김태식 기자 =폐쇄된 강원 삼척시 삼척해수욕장.

삼척 해변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강원 삼척시 원평해변 인근 도로에는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해 나온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삼척시 역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날 오후 5시부터 해돋이 명소인 소망의 탑을 비롯해 건의령, 임원항, 월천리 고포, 덕산항, 하장 댓재, 노곡 개산리 전망대, 한치재, 조각공원, 삼척해수욕장, 맹방해수욕장, 증산해수욕장, 작은 후진 해수욕장 등 총 13곳을 폐쇄했다.

또 삼척해수욕장과 소망의 탑, 조각공원 일대 등 주요 관광지 주차장까지 전면 폐쇄했지만, 해맞이객의 남다른 열정까지 막기는 힘들었던 것.

동해, 속초 등 여느 해변도 사정은 비슷했다.

영동권에서 가장 빠른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강원도에서는 유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 중인 동해시는 해맞이객을 막는 데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지난 30일 강원 동해시가 촛대바위 진입로 등 주요 해변 곳곳을 폐쇄했다.(사진=동해시 제공)

그도 그럴 것이 외부인 유입으로 n차 감염이 이어질 경우, 지금도 병상이 부족한 마당에 역학조사조차 하기 힘든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24일부터 해돋이로 유명한 촛대바위를 비롯한 추암해변 일원과 망상해변, 한섬, 감추, 무릉계곡, 바람의 언덕 등을 폐쇄하고 출입을 막기 위한 인원을 곳곳에 배치했지만, 지역을 찾는 이들의 발길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최근 며칠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지난 3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초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속초도 주요 해변 곳곳을 폐쇄했다.

특히 새해 첫날 새벽 5시부터 아침 9시까지는 각 관광지에 공무원 460여명을 비롯해 속초경찰서 인력 등 620여명을 대거 투입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SNS에는 '속초'만 검색해도 이미 속초 곳곳에서 관람한 일출 사진들이 주르륵 떴다.   
 
속초종합중앙시장 상인 B씨는 "매일 뜨고 지는 해인데 굳이 이럴 때까지 와서 보겠다니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한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가 요즘 갑자기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너무 무섭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오는 3일까지 시행되는 연말연시 특별 방역 대책에 따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시민 5인 이상이 함께 해돋이를 보러 강원도를 방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벌칙 규정에 따른 고발(300만원 이하 벌금) 및 관련 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이 진행될 수 있다.

kkangddol@kukinews.com
강은혜 기자
kkangddol@kukinews.com
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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