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인양 사건과 관련한 입법을 임시국회 안에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의미다. 정인양 사건이 큰 관심을 끌자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참여했던 정치인들이 다양한 후속 입법을 약속한 것이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관련 입법 11개가 명단에 올랐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은 노웅래 최고위원이 나섰다. 노 위원은 아동학대를 음주운전과 산업재해 사망 등과 함께 국민 생명 무관용 3법으로 묶었다. 그가 발의한 ‘아동학대 무관용 처벌법’은 아동학대 치사에 관한 처벌을 현행 5년 이상에서 10년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또한 중‧상해 역시 6년으로 늘리는 등 처벌을 대폭 늘렸다.
홍익표 정책위의장도 아동학대 전담 요원 확충과 전문보호기관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역시 힘을 보탰다. 청년의힘이 대표적이다. 이들 역시 아동학대 법률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핵심은 아동학대행위자와의 격리조치 강화다. 아동과 신고자, 목격자, 증인 등이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또한 경찰과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주거지나 현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근거도 마련했다. 더불어 건강검진 시 아동학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추가했고 아동학대행위자에게 피해아동의 상담과 교육 및 의료·심리 치료비용을 부담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
양금희 의원도 아동학대 재범의 가중처벌 규정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등을 이미 제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조금 더 세심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장에서 아동학대 국선변호인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은 아동보호조치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주희 다지행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아동보호 관련 시스템은 중구난방이다. 피해자 국선변호인으로 선임이 돼도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관이 어딘지 담당자는 누구인지 혹은 경찰도 잘 몰라 여러 번 전화를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단 피해 아동은 어른을 신뢰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공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실 관계를 들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사건 자체를 입 밖에 내는 것이 어렵다”며 “이 와중에 담당 기관이 세 군데여서 아동은 잊고 싶은 기억을 여러 번 반복해서 진술해야 한다. 의사 표현도 미숙해 가해 사실을 더더욱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호기관과 피해자 국선변호인 모두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전체 사건을 총괄하는 시스템”이라고 조언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인아 미안해’를 함께 외쳤던 국회가 세심한 입법으로 ‘제2, 제3의 정인이’ 발생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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