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3점슛 약한 이윤기의 ‘긁히는 날’

[KBL] 3점슛 약한 이윤기의 ‘긁히는 날’

기사승인 2021-01-06 21:20:04
전자랜드의 신인 이윤기. 사진=프로농구연맹 제공
[잠실=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농구에서는 간혹 예상치 못하게 슈팅 컨디션이 좋은 날이 있다. 이럴 때를 두고 사람들은 ‘긁힌다’고 표현을 한다. 전자랜드 이윤기의 삼성전은 잊지 못할 ‘긁히는 날’이었다.

이윤기는 ‘2020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했다. 대학 당시에는 공격 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많은 선수였다. 4학년 때를 제외하고는 시즌 평균 득점이 10점이 넘지 않았다.

슈팅력은 오히려 그의 약점이었다. 이윤기의 대학 통산 3점 성공률은 21.63%에 불과했다. 오히려 해가 거듭될수록 3점슛 성공률이 줄었다. 신입생 때 기록(23.4%)이 제일 좋았다. 

프로 진출 이후 이윤기의 3점 성공률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 8경기에서 14번의 3점슛을 시도해 6개를 성공했다. 성공률은 42.9%로 높았다. 다만 경기당 3점 시도가 2개가 되지 않았다. 프로와서 3점슛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프로 데뷔 후 존재감이 옅었던 이윤기는 6일 서울 삼성전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작 활약을 펼쳤다. 그것도 본인의 약점이었던 슈팅을 극복한채로.

이날 1쿼터 4분경 코트를 처음 밟은 이윤기는 1쿼터에는 슛 한 번 던지지 못하고 리바운드 2개만 기록했다. 이윤기가 공격이 약한 걸 알고 있는 삼성은 이날 이윤기에 대한 수비 강도를 높이지 않았다.

1쿼터에 5점차로 뒤지고 있던 삼성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대인 수비에서 협력 수비로 수비 방법을 바꿨다. 3점슛에 취약한 수비법이지만 돌파가 좋은 김낙현을 막기 위한 대책이었다. 1쿼터에 김낙현은 10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전자랜드는 삼성의 지역수비에 맞서 이윤기가 3점슛을 던졌다. 지역수비를 시도하던 삼성은 뒤늦게 이윤기의 슛을 저지하기 위해 따라갔지만, 소용 없었다. 이윤기는 2쿼터에 3점슛 4개를 시도했는데, 모두 성공했다. 이후 이윤기는 3쿼터에 3점슛 1개를 추가해 성공했다.

이윤기는 수비에서도 빛이 났다. 스틸을 무려 5개나 기록했다. 본인의 장기인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윤기의 이날 최종 기록은 19득점 3리바운드 5스틸. 3점슛은 7개 시도해 5개를 성공했다. 성공률은 71.4%. 말 그대로 ‘긁히는 날’이었다. 아무도 이 경기에서 이윤기를 주목하지 않았지만, 그는 데뷔 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올해 신인왕 레이스는 kt의 박지현, SK의 오재현의 2파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윤기가 깜짝 활약을 펼친 가운데, 이날 같은 활약이 이어진다면 신인왕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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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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