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미혼 인구의 이성 교제와 결혼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본인 명의의 부동산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이성 교제 가능성이 27.9%p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재 직장에 다니는 등 경제활동을 한다면 부동산 소유 여부가 이성 교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본인 또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을 나타내는 변수로 볼 때 부동산을 보유한 이들의 이성 교제가 증가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추론했다. 이어 경제활동을 하는 이들은 어느 정도 경제적 능력을 갖춘 집단이라 이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소유 여부가 이성 교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가진 응답자 중 부모의 도움 없이 본인이 주거 비용을 전부 부담한 경우 결혼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게 나왔다. 이러한 경향은 남성에서 두드러졌는데, 미혼 남성이 현재 보유한 부동산을 직접 마련했을 경우, 가족의 경제적 도움을 받은 이들보다 결혼의향이 83.6%p 높았다.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3.6%p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비용을 부담할 여유가 있는 남성이 결혼의향이 더 증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이성 교제 확률도 증가했는데, 정규직 종사자와 비정규직·자영업 종사자 사이의 간극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종사자는 정규직 종사자보다 이성 교제 가능성이 41.4%p, 낮은 것으로 나왔고, 자영업자나 가족의 개인 사업체에서 정기적인 보수를 받지 않고 일하는 가족종사자는 42.2%p 낮게 나왔다.
결혼의향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종사자가 정규직 종사자보다 결혼의향이 42.9%p 낮은 것으로 나왔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컸는데 비정규직 남성은 정규직 남성보다 결혼의향이 53.5%p 낮았고, 비정규직 여성은 정규직 여성보다 26.2%p 낮게 집계됐다.
보고서는 “이른바 ‘N포 세대’ 중에 선택적 비혼도 있겠지만, 경제적 문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저출산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선) 결혼 이행 포기와 연애 포기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2018년 8월31일부터 9월13일까지 전국의 만 25∼39세 이하 미혼 남녀 3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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