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류마티스 질환, 면역억제 치료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높이지 않아

[칼럼] 류마티스 질환, 면역억제 치료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높이지 않아

기사승인 2021-01-12 09:00:02
▲사진=김윤석 과장, 평택성모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제공


초기 발발 시에는 금세 사그라들 것 같았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들의 40.7%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불안 등 심리적 어려움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특히 류마티스 질환과 같이 면역과 관련한 기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류마티스 질환이란 관절과 연부조직, 즉 관절 주변의 연골, 뼈, 근육, 인대 등에 병적인 상태가 발생해 만성적인 통증과 점진적인 손상을 가져오는 질환을 말한다. 외부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인 반응을 유발해 거꾸로 우리 몸의 장기나 기관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자가면역 질환’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으로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통풍, 전신홍반루푸스, 베체트병, 쇼그렌증후군, 전신경화증 등을 들 수 있다.

류마티스 질환은 한번 발병하면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며치료에는 보통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및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같은 질병조절 항류마티스제 등을 사용한다. 이 같은 치료제들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면역체계를 일부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약제를 계속 투약할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환자들이 많고, 실제로 진료실에서 약제중단 여부를 물어보는 환자들을 접하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로 관련해 많은 연구들이 진행됐는데, 이러한 면역억제 치료가 코로나19 감염율을 높인다는 근거는 아직까지 발표된 것이 없다. 오히려 최신 연구 중에는 생물학적제제 중 TNF-알파 억제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입원 위험도가 감소했고 고혈압, 당뇨병, 만성신부전, 폐질환 등의 기저 질환이 입원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가 있어, 기저 질환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대한류마티스학회(KCR),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APLAR)등 국내외 학회의 코로나19관련 가이드라인에서도 약제 중단으로 인한 감염 예방 효과의 이익보다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손해가 훨씬 크므로, 환자들이 생물학적제제를 포함한 모든 질병조절 항류마티스제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고 최근 감염자 수도 늘어나면서 류마티스 환자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치료의 중단은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기저질환의 악화 같은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불필요한 모임 하지 않기 등 널리 알려진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의료진과 상의해 필요한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글. 평택성모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김윤석 과장
김영보 기자
kim.youngbo@kukinews.com
김영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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