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투자금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KB·NH투자증권·우리금융 등 은행지주 계열 PE(프라이빗 에쿼티)가 조성한 재무안정 펀드가 투자한 일부 기업이 최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재무안정펀드 가운데 출자액이 가장 큰 ‘엔에이치오퍼스 기업재무안정PEF’(3061억원) 사모투자합자회사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모베이스전자’(구 서연전자)는 수년 간 횡보를 뚫고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모베이스전자의 이달 11일 기준 주가는 2760원으로 3개월 전 주가(1375원) 대비 2배 이상 치솟았다. 이는 미래차에 적용될 차세대 자동전자부품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다. NH투자증권도 자동전자부품 확대에 대한 미래가치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을 방점을 두고 투자했다.
우리금융 계열사 우리프라이빗에퀴티(우리PE)와 큐캐피탈파트너스(큐캐피탈)이 공동운용하는 ‘우리큐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총 1551억원)가 투자한 교육 기반의 키즈 플랫폼 ‘놀이의 발견’도 전체 키즈애플리케이션 가운데 1위를 달성하고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KB증권 PE와 나우IB캐피탈이 공동운용하는 PEF(2500억원)도 지난해 말 하이게인안테나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하이게인안테나는 통신 중계기, 차량용 하이패스 단말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 성장성은 있으나 재무적 어려움으로 인해 자본잠식(2019년 말 기준 마이너스(-) 146억1972만원)에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이 기업은 SKT와 함께 노후 안테나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등 조금씩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운용하는 ‘재무안정펀드’는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조성하는 펀드로 혁신기업이나 구조조정 기업에 지분증권 투자방식으로 자금을 출자하면서 모험자본 역할과 민간자금 유입 기반을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펀드 포트폴리오의 다수가 비상장 기업에 치우쳐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우리큐기업재무안정’, ‘엔에이치오퍼스기업재무안정’, ‘KB-나우스페셜시츄에이션기업재무안정’ 모두 약 10억원이 넘는 순손실(당기손익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관리보수 비용과 펀드운용 수수료 비용 등을 적용하면 손실 구간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수익권에 도달하지는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현재 펀드 만기 기간(2029년 4월)을 감안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 투자이지만 만기 기간이 여전히 길고, 향후 성장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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