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지난주부터 아파트에서 매일 '세탁기를 돌리지 말아달라'고 안내 방송을 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는지 현재 저층 세대에 역류 피해가 상당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울이 35년 만에 최저 기온을 기록하는 등 전국에 닥친 북극발 최강 한파에 이웃 간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만 지내는 사람들,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갈등은 더 늘었다.
강추위에 배수관이 얼거나 세탁기 수도관 자체가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다세대 주택 등에 거주하는 각 가구의 세탁기에서 나온 물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저층에서 역류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층에서 사용한 세탁기 물이 역류해 1층 우리 집 베란다는 물 바다가 됐다" "베란다에 갑자기 물이 역류해 관리사무소에 얘기하니 물 퍼내라고 바가지 주더라" "대체 이 추위에 어느 집에서 세탁기를 사용하는 건지 알고 싶다" 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층간소음도 문제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유모씨(42)는 "코로나에 강추위까지 겹치면서 집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층간소음도 늘었다"면서 "위층 아이들이 계속 쿵쾅대고 뛰는데 밖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지 못하는 것이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론 계속되는 소음에 스트레스받는다"고 토로했다.
남편과 단둘이 사는 성모씨(60·여)는 "지난 주말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누군가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찾아 와 황당했다"면서 "코로나와 추위로 오랫동안 사람들이 집에서 지내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파트 내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늘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임모씨(36)는 "요즘 아파트 복도, 지하 주차장에 담배 연기와 냄새가 진동한다"면서 "날씨가 추워지면서 몰래 아파트 복도나 베란다, 지하 주차장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 계속되는 민원에 관리실도 방송을 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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