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선별검사소 '문자 통보' 불인정?...악용 우려에 병원들 거부

임시선별검사소 '문자 통보' 불인정?...악용 우려에 병원들 거부

'문자 통보만 가능' 임시선별검사소 코로나 검사, 일부 병원 불인정

기사승인 2021-01-13 03:42:01
▲ 11일 서울 한강대로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임시선별검사소 결과로는 입원이 안 된다고 합니다. 병원 문 앞까지 갔다 돌아왔습니다." 

지역사회에 퍼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잠복감염을 찾아내고, 지역민들이 무료로 손쉽게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곳곳에 마련한 임시선별검사소. 

그런데 일부 암환자와 중증질환자들 사이에서 임시선별검사소의 검사 결과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모든 의료기관이 입원이 예정된 환자에게 코로나19 검사(PCR)를 의무화 하고 있지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받은 PCR 검사 결과에 대해서 인정하는 기준이 병원마다 달라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 오산에 거주하는 폐암 환자 김모씨(47)는 최근 항암 입원 치료를 위해 수도권 소재 한 대학병원을 방문했지만, 항암 치료 일정을 뒤로 미룬 채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병원측이 ‘임시선별검사소에서 SMS로 받은 음성 확인 문자는 인정할 수 없다’며 입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현재 임시선별검사소는 검사 결과를 SMS 문자메시지로만 발급하고 있다.  

김씨는 “동네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임시선별검사소 검사를 왜 환자들은 활용할 수 없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비용과 시간절약을 위해 동네 검사소에서 미리 검사를 받은 것인데 결국 추가 시간과 비용을 허비한 셈이 됐다”고 토로했다. 

임시선별검사소 PCR 검사에 대한 인정 여부가 병원에 따라 다른 점도 환자들의 혼란을 더한다. 일례로 A대학병원은 타 기관 검사에 대한 검사 결과 문자를 입원 확인 용도로 인정(이름, 검사날짜, 검사기관, 음성 4가지 충족 시) 하고 있다.

반면 B대학병원의 경우 타 기관 코로나19 검사에 대해 엄격하게 제한을 뒀다. 타기관 검사결과의 경우 결과지 원본을 제출하고, SMS로 받은 결과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검사결과를 문자로만 통보하는 임시선별검사소 검사는 활용이 불가능한 것이다. B병원 관계자는 “문자로 수령한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복사, 붙여넣기 등이 쉬운 탓에 오용될 수 있다. 감염사례가 나오면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엄격하게 기준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병원마다 상황이 다르다보니 환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장은 “어느 병원은 선별검사소 검사 결과(문자)로 입원이 가능하고, 어느 병원은 불가하니 혼란스러울 따름”이라며 “지역선별검사소에서 무료 검사하고 결과를 미리 받아놓으면 병원 입원 당일 바로 항암,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데, 굳이 병원에 검사비를 내고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방역당국도 뚜렷한 방침은 없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 기재 없이 휴대폰 번호만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검사결과도 문자로 통보된다. 따로 검사 원본이나 음성확인서는 발급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검사 결과 활용 등)디테일하게 기준은 정하지 않고, 병원 재량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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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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