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심사는 상장 자격을 사전에 확인하는 절차다. 사실상 나스닥 상장 9부 능선을 넘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적절한 때가 되면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사실 쿠팡이 상장을 준비한다는 소문은 이전부터 파다했다. 쿠팡은 2019년 10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를 영입한 것을 비롯, 최근 몇 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회계책임자(CAO) 등 거물급 인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쿠팡이 본격적인 상장 작업을 위해 세금 구조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상장설은 지난 7일 블룸버그 통신이 쿠팡의 IPO가 올해 2분기에 진행될 거라고 보도하면서 구체화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32조67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전했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 상장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기폭제로 작용해 상장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5년 쿠팡의 기업 가치는 50억 달러였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2016년 1조9159억원에서 2019년에는 7조15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해마다 40∼60%에 이르는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이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쿠팡이 연이어 신사업에 뛰어들었던 것도 나스닥 상장 도전과 맞물려있다는 해석이다. 나스닥은 기술기업의 경우, 적자 기업이어도 성장성, 혁신성을 갖추고 있다면 상장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규모 적자를 안고 있더라도, 대신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쿠팡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현재 쿠팡은 배달서비스인 ‘쿠팡이츠’를 비롯, 택배사업인 ‘쿠팡로지스틱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쿠팡플레이'까지 론칭하며 사업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결제 서비스와 해외 직구서비스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다만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현재 쿠팡의 누적 적자는 4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8년에는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고, 2019년에도 7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사마다 예측은 다르지만 쿠팡의 지난해 적자 추정치는 6000억~1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몸집을 크게 불렸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쿠팡이 추후 상장과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란 긍정적 분석도 존재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낸 보고서에서 쿠팡이 지난해 매출 11조1000억 원에 영업손실은 21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새해 흑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쿠팡 매출이 11조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향후 2∼3년 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시장 내 쿠팡의 경쟁력은 지속해서 높아질 것"이라면서 "쿠팡의 추가적인 자금 유치와 상장이 모두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