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집행유예를 선고받게 되면 즉시 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찾아 국가 최고위 관계자를 만나려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20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면담 안건에는 코로나19 협력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화이자, 시노팜 백신 물량을 조기에 확보한 UAE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UAE는 1분기(1~3월) 내 인구 절반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접촉할 고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UAE 채널을 통해 백신 수급을 앞당기려는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의 협상을 지원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중동에서 확보한 백신 물량을 한국과 공유하는 대신 진단키드 및 백신 주사기를 수출하는 협력안도 모색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8일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 이후 구속되면서 출장 계획은 무산됐다.
현재까지 정부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56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해 접종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각 다국적 제약사를 맡아 정부와의 협상을 전면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역시 다국적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계해 화이자 등과 접촉해 왔다.
정부의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 협상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중소 의료기기업체인 풍림파마텍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화이자에 납품하는 조건으로 3분기(7∼9월) 중 들어올 예정이었던 백신 물량 일부를 2월로 앞당겨 도입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풍림파마텍은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한 달 만에 최소주사잔량(LDS) 기술을 적용한 신청 주사기 생산량을 2.5배로 늘렸다.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