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야권의 계산이 치열하다. 특히 국민의힘은 단일화 논란 속에 후보들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놓여 고민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평가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돼 화제다.
강원택 서울대학교 교수는 27일 비대면으로 진행한 ‘명불허전 보수다 20회차 모임’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국가가 성장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기반을 닦았다”면서도 “새로운 보수를 위해서는 박정희를 잊어야 한다. 문제점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신화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발전국가 패러다임이 외환위기 때 한계를 보인 뒤 촛불집회를 통해 종말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위기에 맞춰 정치적 교체가 이뤄졌다. 이후 10년 동안 진보가 집권했고 그 이후 10년 뒤 촛불집회가 있었다. 촛불집회는 여전히 박정희에 대한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사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통해 이를 끝났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박정희를 잊어야 한다고 했더니 여전히 비판이 많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10.26 사건이 벌어진 게 1979년이다. 그때 태어난 사람이 지금 41살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인구 대다수는 박 대통령을 모른다. 우리의 삶과 전혀 상관없는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집권을 바라보며 내일을 이야기해야 할 정당이 이에 발목을 잡히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인정할 부분, 역할에 대한 기여, 문제점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신화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승만‧김구 등도 마찬가지다.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교수는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했음에도 국민의힘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공유된 위기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광주 방문, 경제 분야 정책 노선 변경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에 관해 당 전체가 공감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없다. 진정성 있는 변화를 못 느끼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현재 상황으로 보면 여당이 싫고 문 정부가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야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근본적이며 상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질서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보수가 생존할 수 있는 핵심 가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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