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라임 관련 배상조정결정에 부쳐[이성우 금융전문변호사와 함께하는 팩트체크]

KB증권 라임 관련 배상조정결정에 부쳐[이성우 금융전문변호사와 함께하는 팩트체크]

기사승인 2021-02-03 09:14:40
해가 바뀌기 직전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KB증권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6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하여 투자자별(3명) 배상비율을 60~70%로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작년 6월 30일 분조위를 열어 ‘착오’를 원인으로 ‘펀드 판매사들은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물어주라’고 조정결정했고 판매사들이 이를 결국 수용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불완전판매’를 원인으로 배상비율을 결정한 것이어서 지난 6월 결정과는 성격이 다르고, 착오 내지 형사 사건상의 판결을 전제로 한 사기를 원인(다만 이번 배상결정도 향후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계약취소 등으로 재조정 가능함을 조정결정문에 명시)으로 하지 않은 이상 아마도 이 배상기준이 약간의 가감이 있겠지만 나머지 라임 판매사들의 배상비율 기준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이번 결정 또한 앞선 100% 반환권고 결정과 같이 고객과 판매사가 모두 수용을 해야 확정되나, KB증권이 손해가 미확정된 상태에서 가장 먼저 사후정산(미상환금액 전액을 손해액으로 보아 분조위에서 정한 배상비율에 따라 우선 배상하고, 추가상환액도 배상비율에 부합하도록 사후정산함)의 분쟁조정방식에 동의한 것으로 보아 해당 결정에 이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배상비율 60(공통가산 30%+기본비율 30%)~70%(가산비율 10%)가 어떻게 나왔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이해를 돕기 위해서 A라는 고객이 1억원을 라임펀드(정확히는 라임AI스타1.5Y)에 가입했다고 예를 들어 본다.

우선 공통 가산 30% 내용이다. 분조위는 TRS(총수익스와프) 제공사이자 동시에 라임펀드 판매사인 KB증권에 대하여 상품의 출시 및 판매과정에서 투자자보호 노력을 소홀히 하였다는 이유로 30% 배상비율을 공통적으로 가산했다. TRS는 투자금의 일정배수를 차입하여 운용규모를 확대하는 계약으로 레버리지 비율만큼 수익률뿐 아니라 손실률도 확대된다.

만약 운용손실이 발생하더라도 TRS 증권사는 대출금을 우선 상환하므로, 운용자산에서 딱 TRS 대출금만큼 회수된다면 TRS 증권사는 손해가 없고 투자자만 100% 손실을 보게 되므로, 고객은 손실을 보지만 판매사는 손해가 없는, 고객과 판매사 간에 전형적인 이해관계충돌의 문제가 발생하는 상품인 것이다. 즉 분조위는 본점 차원의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 및 초고위험상품 특성 등을 고려하여 30%의 배상비율을 일률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개별적인 불완전판매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투자자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배상비율 30%를 주겠고 아래에서 설명하는 가감요소가 없다면 결국 투자자는 투자금액 1억 중 3000만원을 우선 배상받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기본비율로 30%를 삼고 있다. ‘기본’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서 마치 기본적으로 배상해 준다는 의미로 읽히는데, 정확히는 설명의무 위반 등을 배상비율의 ‘기본요소’로 본다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로 판매직원의 적합성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기존 DLF(파생결합펀드) 등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30%를 적용하되, 설명의무(투자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경우)만 또는 적합성원칙(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투자상품을 권유한 경우)만 각 위반한 경우 20%를, 부당권유(거짓의 내용을 알리거나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는 행위)까지 인정될 경우 40%까지 인정한다고 한다.

세 번째로 고령투자자, 계약서류 부실 등을 가산 사유로 삼아 배상비율을 추가하고 법인투자자, 투자 경험이 많은 경우 등은 감액 사유로 삼아 배상비율을 차감한다고 한다. 이러한 배상비율을 감안해 가령 투자를 꺼리는 고령자에게 안전하다며 지속적 권유를 한 분조위 사안에서 70% 배상비율을 인정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조만간 우리은행, 부산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경남은행 그리고 신한금투와 대신증권도 분조위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차후 각 판매사마다 분조위에 올라가는 대표적 케이스를 고르고 나머지는 분조위가 제시한 각 배상기준에 따라 고객과 판매사 간에 자율조정에 나설 것이다. 그런데 배상비율 특히 위에서 설명한 기본비율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며 자율조정상 배상비율에 이의할 경우, 선 정산을 통해 지급받은 금액(판매사마다 다르나 대체로 펀드가입금액의 30~50%)을 판매사에 반환해야 하므로 자율조정에 따른 판매사 제시 배상비율에 이의하기도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공통가산비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거대한 금융기관의 자율조정압박에 대응해 기본비율(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금지 등)을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조력을 적극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 글=이성우 금융전문변호사·법무법인 대호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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