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올해도 두 기업은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에 발생하는 리스크 요인도 배제할 순 없다.
◇ KB·신한금융 비은행 계열 선전 역대급 실적…KB금융 리딩뱅크 탈환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 특히 KB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내면서 리딩뱅크 위치를 탈환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은 3조4552억원으로 전년(3조3118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순이익을 3조4146억원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두 금융그룹의 실적 증가는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서다. KB금융 계열사 KB증권은 지난해 4256억원을 내면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증시 호황으로 인해 주식 거래대금과 고객 수탁고가 늘면서 수탁수수료가 전년(2451억원) 대비 143% 증가한 595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증권 계열사(신한금융투자)가 라임 사태 여파에 따른 비용 처리로 전년 대비 -29.9% 감소한 순이익(1548억원)을 냈으나 카드와 보험 계열사의 실적이 늘어나면서 선방했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6065억원으로 19.2% 증가했다. 신한캐피탈과 신한저축은행은 각각 1606억원, 270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대비 각각 27.4%, 16.6% 증가했다. 보험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전년 보다 43.6% 증가한 1778억원을 기록했고, 오렌지라이프도 2.9% 성장했다.
◇ 주력 계열사 은행, 코로나19로 실적 감소…올해도 리스크 가능성
다만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을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났고,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 지출도 영향을 미쳤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29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자이익 확대와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외환 관련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희망퇴직 확대와 코로나19 관련 선제적 충당금 전입 등으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4158억 원으로 희망퇴직비용(세후 약 2190억 원)와 코로나19 관련 추가충당금 전입(세후 약 9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778억원으로 전년대비 10.8% 감소했다. 특히 4분기 당기순이익은 312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9.9% 줄었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가며 연간 10.6%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은행업 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1조3906억원으로 1년새 46.3%나 급증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도 시중은행의 실적이 증가할 것인지 반신반의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대출 원금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재연장을 확정지으면서 은행권의 셈법도 커졌다. 정책당국의 유동성 강화 정책이 지속될 경우 잠재적 위험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어서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정책 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돼 있던 리스크가 올해는 본격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현재 기업들의 재무여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 매출액은 2019년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감소했고, 지난해 2분기에는 전년동기 10.1% 줄어들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6월 기준 87.0%로 전년 동기(83.5%) 보다 3.5%p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년 한계기업(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20%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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