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무관, 장르 무관’… 다양성 돋보인 제41회 청룡영화상

‘규모 무관, 장르 무관’… 다양성 돋보인 제41회 청룡영화상

기사승인 2021-02-10 12:50:03
사진=청룡영화상 사무국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지난 9일 개최된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으로 막을 내렸다.

9일 오후 9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배우 김혜수, 유연석의 진행으로 열렸다.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비롯해 감독상을 받은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주연상을 수상한 ‘소리도 없이’ 유아인, ‘정직한 후보’ 라미란 등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의 주역들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된 청룡영화상의 선택이 지니는 의미를 짚어봤다.

 
△ 작은 영화에 주목

제41회 청룡영화상은 작은 영화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윤희에게’와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 ‘버티고’는 영화제를 통해 알려져 개봉한 저예산 독립영화다. 남우주연상과 신인감독상을 차지한 ‘소리도 없이’도 10억원대의 저예산 영화다. 이날 수상의 영광을 안은 ‘정직한 후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역시 100억원대를 밑도는 중소규모 영화로 분류된다. 독립영화인 ‘남매의 여름밤’이 작품상 후보를 비롯해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제작비 100억원대 영화가 수두룩한 한국영화계에서 이처럼 작은 영화들이 많은 주목을 받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반면 성수기에 개봉한 텐트폴 영화로 꼽히는 영화인 ‘강철비2: 정상회담’, ‘반도’, ‘신의 한 수: 귀수편’는 무관에 그쳤다.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남우조연상과 촬영조명상, ‘백두산’은 기술상과 최다관객상에 만족해야 했다.


△ 예상 밖의 수상


수상 가능성이 높았던 후보 대신, 의외의 수상자가 트로피를 가져가 눈길을 끌었다. 주연상 후보로 점쳐진 배우 이병헌의 무관이 대표적이다.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은 지난해 춘사영화제와 영평상, 부일영화상에서 주연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청룡영화상은 ‘소리도 없이’ 유아인의 이름을 불렀다. 부일영화상과 영평상에서 주연상을 차지한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도 강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정직한 후보’의 라미란이 깜짝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라미란은 본인도 놀란 듯 “저한테 왜 이러세요”는 소감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 다관왕 없었다


2019년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기생충’이 12개 부문에 후보를 올려 최우수작품상,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미술상 등 5관왕을 차지했다. 반면 이번 시상식에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조연상, 음악상, 미술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작품상이나 감독상 수상작이 주연, 조연 등의 배우 부문 수상과 연결되는 일도 없었다. 덕분에 작품상을 수상한 ‘남산의 부장들’부터 ‘윤희에게’, ‘소리도 없이’, ‘정직한 후보’ 등 다양한 색깔과 무게를 가진 영화들이 골고루 조명 받았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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