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진도 ‘마로해역’ 분쟁…1심서 진도 ‘勝’

해남-진도 ‘마로해역’ 분쟁…1심서 진도 ‘勝’

진도군 하루빨리 진도 어민 김 양식 할 수 있게 행정적 지원 할 것
해남군 항소 지원‧헌재 권한쟁의 심판 통해 권리 회복 의지 밝혀

기사승인 2021-02-18 13:45:36
[무안=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황금어장인 마로해역(만호해역)을 둘러싼 전남 해남과 진도 간 갈등에 대해 법원이 진도군의 손을 들었다. 하지만 해남군이 항소 지원은 물론, 대형로펌 2곳을 선임하고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을 통한 권리 회복을 선언해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민사부(재판장 김재근)는 지난 10일 마로해역 행사계약절차 이행과 어장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해남수협․어민)는 피고(진도수협)에게 어장을 인도하고 김 양식시설물 철거를 이행하라”고 선고했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은 김 양식을 위해 마로해역 면허지를 영구적으로 해남군이 사용하는지 여부였다.
마로해역에 대한 어업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해남과 진도 어민들이 지난해 9월, 마로해역에서 대규모 대치전을 벌이고 있다.[사진=진도군]
재판부는 지난 2011년 법원 조정 당시 해남 어민들이 마로해역에 대해 한시적인 면허기간을 연장받은 것으로 영구적인 사용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의 1370ha의 전국 최대 규모 김 양식어장인 ‘마로해역’ 어업 행사권을 놓고 벌어진 양 군 어민들간 분쟁은 지난 1980년초부터 시작됐다.

해남군 어민들이 마로해역에서 김 양식을 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자, 이에 진도군 어민들도 경쟁적으로 김 양식에 뛰어들면서 분쟁이 일었다.

결국 2011년 법원의 조정으로 마로해역 김 양식장 1370㏊에 대해 해남군이 2020년까지 양식장 권리를 행사하고, 진도군에는 그 대가로 같은 크기의 양식장을 신규 개발해 주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6월 7일을 기점으로 10년간의 조건부 합의기한이 만료됐다.   

진도군수협은 기간 종료를 앞두고 어업행사권 종료 통보와 함께 해남군측에 어장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고, 해남지역 어민들은 양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어업권 행사계약 절차 이행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조정을 위한 변론이 계속되는 과정에서도 양측 어민들은 지난해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고 해상에서 충돌하는 등 대립을 이어왔다. 

양 측은 대법원의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 만큼 1심 판결대로 당장 어장이 정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양측의 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진도군 수산지원과 관계자는 “1심 판결 결과 마로해역은 진도 바다로 진도 어민들이 행사하는 어업권으로 증명된 만큼 진도 어민들이 하루 빨리 해당 해역에서 김 양식을 할 수 있게 행정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해남군은 지난해 10월 28일 진도군과의 관할해상 경계는 부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청구 내용은 “유인도 기준 등거리 중간선의 동쪽해역 관할권한은 해남군에 있다”는 취지다.[사진=해남군]
이에 대해 해남군수협측은 “1심 판결에서 2011년 당시 무면허 해역에 대한 신규 면허는 진도측의 1370ha뿐인데 해남측에도 당시 신규 면허가 승인됐다는 등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들이 있어 아쉬움이 크다”며, 항소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해남군이 향후 민사소송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을 통해 반복되는 분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해남군은 지난해 10월 28일 진도군과의 관할해상 경계는 부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청구 내용은 “유인도 기준 등거리 중간선의 동쪽해역 관할권한은 해남군에 있다”는 취지로, 최근 헌재 판례(2010헌라2, 2016헌라8)에도 해상경계 획정시 등거리중간선 원칙이 잘 나타나 있어 해남군이 유리한 입장이라고 전망했다.

해남군은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앞서 해양수산과 내에 만호해역대응전담TF팀을 신설하고,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다수의 해상경계 권한쟁의심판을 수임한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해마루’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해남군은 민사소송과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등 최종 결정까지는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의 축적이 아닌 어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군정의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명현관 군수는 “10년마다 반복되는 분쟁 및 갈등으로 막대한 행정적 낭비는 물론 서로간의 정신적,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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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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