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속 수의대 경쟁률은 상승

학령인구 감소 속 수의대 경쟁률은 상승

글·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

기사승인 2021-02-24 09:05:54
반려동물 양육 인구 천만인 시대를 살고 있다.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은 물론 자신의 애완동물을 소개하는 유튜버들이 상당 수 있는데, 이런 영향으로 수의사는 선망의 직업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에 따라 대학의 수의학과 경쟁률이 학령 인구수 감소 추세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수시 최고 경쟁률은 건국대 수의예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 수의대 중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곳은 건국대 수의예과 KU논술우수자전형이었다. 9명 모집에 무려 1,752명이 지원했다(194.67대1).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건국대 수의과대학의 명성과 전국 10개 수의대 중 경북대(141.93대1)와 더불어 유이하게 논술전형을 치루는 대학인 데다가, 수의대의 최근 인기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정시 최고 경쟁률은 제주대 수의예과

올해 정시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대학은 작년에 이어 제주대 수의예과로 24명 모집에 762명이 지원했다(31.75대1). 이는 전국의 10개 대학 수의예과 정시 평균 경쟁률(11.02대1)에 비해 세 배 가까운 경쟁률이다. 나머지 9개 대학들은 정시에서 가군이나 나군에서 모집을 하는 반면 제주대 수의예과는 홀로 다군에서 모집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가, 나군에 수의예과를 지원한 학생들은 다군에서 제주대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군 수의대 지원자 938명 중 일부는 다군 제주대에 지원하지 않은 것은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도 기인했겠지만 그보다는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다군 제주대의 높은 경쟁률 피하기 위해 타 대학의 의치한계열 학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도 수의대 경쟁률은 역주행

올해 전국 수의대 10개교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진 11.02대 1로 나타났다. 2018년 이래로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대입 경쟁률 하락의 추세는 수의대도 예외는 아니었다(11.61:1→9.05:1→10.27:1). 하지만 올해는 5만명 이상 수능 지원자가 줄어들었고 작년에 비해 정시 수의대 전체 모집인원은 6명이 감소했음에도 수의대 정시 지원자는 오히려 83명이 늘었다는 것은 학생들의 수의대에 대한 상당한 인기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대학별로는 제주대와 더불어 전북대(13.44대 1), 충북대(11.82대 1), 경상대(11.38대 1) 가 두 자리 수 경쟁률을 보였다. 

작년과 비교해보면 강원대, 전북대, 제주대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많이 높아졌는데 이는 수의대에 대한 인기는 높아진데다, 전북대의 경우에는 작년에 비해 모집인원이 2명 줄면서 생겨난 현상으로 보이며 강원대의 경우에는 타 지역 대학들에 비해 수도권 지역 학생들의 접근성 측면에서 선호도가 많이 올라간 것으로 추측된다. 제주대의 경우에는 인원이 올해 2명이 늘어났지만 다군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유일한 대학인데다가 수의대의 최근 인기가 여실히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겠다.

전국 10개 수의대 4개년 정시 경쟁률 변화. 출처: 각 대학교 홈페이지(2021년 1월)

올해 수험생이 무려 5만 명 이상 감소했음에도 수의대 정시 경쟁률이 오히려 상승한 것은 펫산업의 성장에 따라 수험생들의 관심이 더욱 더 커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입시 결과 또한 올해 수의대 정시모집 합격선이 상위 3.5%까지 올라가면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치한계열(의대, 치대, 한의대)의 수준에 준할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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