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림산 토성은 조선 전기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간행)에 '불암산(佛巖山=만림산)에 토성의 옛터(土城古基)가 있다'라고 기록돼 있어 고대 성곽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이를 밝힐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그러던 지난 2019년 국정과제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의 일환인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학술조사가 시작될 수 있었다.
정밀지표조사, 시굴조사, 발굴조사가 순차적으로 실시됐으며, 이를 통해 만림산 토성은 5세기 소가야 중심세력이 독특한 토목기술로 축성한 토축성곽(土築城郭=토성)임이 밝혀졌다.
이 밖에 문지와 집수지 등도 확인됐다.
만림산 토성은 테뫼식 산성으로 보존 상태가 탁월하다. 전체 둘레 720m, 성벽 아랫너비 20~22m, 최고 높이 6m 정도로, 내황까지 더하면 토성 시설의 너비가 30여 m에 이르는 대규모 성곽이다.
그동안 학계에 널리 알려진 다른 가야 중심지들의 토성과는 달리 고성만 입구에 위치해 남해안을 통해 소가야 중심지로 드나드는 선박을 조망하는데 유리한 곳에 쌓은 토성으로서 해상세력의 가야문화상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
김영선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장은 "고성 만림산 토성의 도문화재 지정 예고는 도가 가야유적의 가치 규명을 위해 적극 추진 중인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의 대표적 성과"라며 "가야시대 토목기술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는 학계의 평가가 있는 만큼 조사지원은 물론 체계적 보존과 활용 방안 마련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기념물로 지정 예고한 ‘고성 만림산 토성’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 검토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기념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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