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삼성생명은 9일 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청주 KB스타즈와의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4대 83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직전 82대 83으로 끌려가던 삼성생명은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김한별이 박지수를 제치고 득점을 올리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1차전에서 KB를 76대 71로 꺾은 삼성생명은 9일 열린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4대 83으로 승리, 챔프전 2연승을 달렸다.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1위 팀 아산 우리은행에 1패 뒤 2연승을 거둔 것을 포함하면 포스트시즌 4연승을 기록 중이다. 정규리그에서도 하지 못했던 4연승이다.
그 어느 누구도 예상 못한 파란이다. 정규리그에서 KB에 1승5패로 밀렸던 삼성생명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여자농구 최고의 스타 박지수가 버틴 상대를 무너트리고 있다. 김한별(35), 배혜윤(32), 김보미(35) 등 베테랑들의 활약은 팀 상승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베테랑들외에도 철저한 플레이오프 준비가 이번 파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 전술적인 부분을 수정해서 상대 팀과 맞대결을 펼쳐왔다. 반면 상위권 팀들은 1위 결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베스트 전력을 쏟아 부을 수 밖에 없었다.
플레이오프 방식의 변화도 삼성생명의 파란에 한 몫 했다. WKBL은 기존의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3개팀에서 4개팀까지 늘렸고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어드밴티지를 폐지하고, 1위-4위, 2위와 3위가 동등한 단계에서 PO를 거쳐 챔프전 진출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의 룰이었다면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를 밟지도 못했겠지만, 변경된 혜택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삼성생명은 19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후 총 5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한 명문구단이지만 2006년 여름리그의 우승을 마지막으로 지난 15년간 여자농구계를 지배한 두 '왕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초강세에 밀려 만년 2-3인자에 머물러야 했다. 삼성생명은 이제 4위팀의 첫 우승이라는 기적에 1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KB는 이제 여자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2연패 뒤 3연승으로 우승을 뒤집는 기적에 도전한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하기에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연승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한다면, 여자농구 최초로 무승 2패 열세를 뒤집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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