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유동성을 기반으로 금융시장을 받치고 있으나 증시와 실물경제의 괴리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금융규제 완화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우리·하나·kb 등 4대 금융지주(은행)의 총 순이익은 3조2388억원(추정치)으로 전년동기(2조9203억원) 대비 10.90%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은행업종의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팀장은 “주요 은행들의 1~2월 마진 상승 폭이 기대치를 계속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은행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예상보다 더 높은 개선 폭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충당금 부담 완화도 실적 증가에 긍정적인 신호다.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올해는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와 충당금 비용 감소로 순이익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지난해 은행업종 충당금 비용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나 코로나 관련 충당금 비용을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 13% 감소했다”고 말했다.
증권, 보험, 캐피탈, 카드 등 비은행 전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도 호재 가운데 하나다. 특히 증권업은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거래대금에 증가로 이어졌으며, 이는 실적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올해 1월 코스피와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254.30% 증가한 42조원을 기록했다.
반론도 존재한다.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으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는 1700조원을 웃돌았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율은 7.9%로 전년(4.1%)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 결과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했고, 이는 미국, EU(유럽연합) 등 선진국과 비교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금융당국의 금융 규제 완화도 금융권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얼마 전 금융위원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이자 상환 유예를 연장했다. 코로나19 피해업종에 대한 지원 방안이지만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비법인기업의 대출 증가는 리스크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산업대출 잔액은 139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년동기 대비 185조9000억원이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피해업종인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88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조8000억원 증가했다
증시 변동성 우려에 따른 비은행 업종(증권) 실적 부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부터 유동성을 기반으로 주식시장이 호황기를 맞았으나 여전히 실물경제와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이혁준 금융평가본부 상무는 “아직은 유동성 파티가 진행 중이지만 실물경제와 괴리된 금융시장 변동성은 올해 증권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이라고 우려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올해 상반기는 거래대금 증가(브로커리지 수익)로 호실적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 증시 변동성이 나타난다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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