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큰손’ 금융지주, 보험·외국계 인수설…비은행 강화 잰걸음

‘M&A 큰손’ 금융지주, 보험·외국계 인수설…비은행 강화 잰걸음

기사승인 2021-03-17 06:13:02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올해도 주요 은행계열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합병(M&A)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로 인한 은행업의 수익성이 감소하는 반면 증권, 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미 신한·KB·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해 목표를 디지털금융 강화와 M&A(인수합병) 모색을 강조한 바 있다.

비은행 부문의 매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최근 FI(재무적 투자자)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교보생명이 또다시 물망 위로 오르고 있다. 또한 WM(자산관리)에서 역량을 갖고 있는 씨티은행도 인수설이 거론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중대형 금융사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인건비 비중이 큰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說)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씨티그룹이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상업은행(소매금융) 영업을 중단하고 기관을 대상으로 한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 부문만 남겨두는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씨티은행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못 박았으나 매각설은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DGB금융과 같은 지방은행이나 OK금융그룹과 같은 대부업이 씨티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팀장은 “매각설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이들 금융사들이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할 여지는 높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씨티은행은 과거와 달리 점유율 하락으로 인해 3분기말 기준 총여신 23조9000억원(가계여신 12조3000억원)의 소형은행으로 전락했다. 반면 임직원수는 3500명을 상회해 직원 당 생산성이 크게 저하되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OK금융그룹의 경우 지방은행들의 지분 보유 등 은행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대부업 기반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DGB금융도 고용승계 없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이 아니라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KB금융그룹 측이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씨티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이후로 한때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금융감독원 권고비율(130%)에 육박하는 129.04%에 달했으나 최근 자본조달로 비율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 재무안정성 감시 강화를 위해 도입된 지표다. 대손준비금 차감 후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에 대한 출자 총액을 뜻한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낮을수록 그만큼 인수합병이나 자회사 출자 여력이 강화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금융이 아무래도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부문에서 강한만큼 KB금융은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KB금융 측은 “자사의 씨티은행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우리금융지주도 포트폴리오 강화에 절실한 상황이다. 주요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도 비은행 부문(증권, 캐피탈)이 크게 선방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비은행 부문 강화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관련 매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교보생명은 주력사인 보험과 증권 자회사를 갖춘 금융사다. 이미 지난 2014년부터 우리금융의 교보생명 인수설은 꾸준히 나왔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다. 다만 최근 교보생명(신창재 회장)이 FI(재무적투자자)와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기에 승패 여부에 따라 또다시 인수설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창재 회장과 FI 어피니티 컨소시엄(지분율 24%)은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 청문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국제상업회의소(ICC)가 주최한 중재 소송 승패 여부에 따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ICC가 FI 측 입장을 수용할 경우 신창재 회장의 지배력(교보생명)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신 회장이 풋옵션 대금을 확보하고자 교보생명 보유지분(33.78%)을 팔아야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2조원에 달한다.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패소할 경우 금융지주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어피너티 컨소시엄 참여자인 PEF(사모펀드)는 우리금융의 지분 5.62%를 보유하고 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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