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듣프] 돌아온 '슈퍼 매치' "슬퍼 매치는 끝났어요"

[팬듣프] 돌아온 '슈퍼 매치' "슬퍼 매치는 끝났어요"

기사승인 2021-03-20 07:15:01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에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 매치'부터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 울산과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등 많은 라이벌 매치가 있다. 흥미진진한 경기를 조금 더 다양한 시각으로 전달하고자 각 팀의 팬과 직접 소통해 프리뷰를 준비해봤다. (편집자주)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슈퍼 매치’가 돌아온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전통의 강호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맞대결은 ‘슈퍼 매치’라고 불릴 만큼 흥행 보증수표다. K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관중 10경기 중 6경기가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두 팀이 치른 경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두 팀은 침체기에 빠지면서 팬들로부터 ‘슬퍼 매치’라는 오명을 들었다. 급기야 사상 처음으로 강등권인 ‘파이널B’(7~12위)에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시즌 초반이지만 수원(3승 2무)이 3위, 서울(3승 2패)이 4위에 올라 강호의 위용을 되찾은 모습이다. 양 팀은 오는 21일 오후 4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시즌 첫 맞대결을 가진다. 경기에 앞서 양 팀 팬들로부터 ‘슈퍼 매치’를 바라보는 심정을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수원팬 : 안녕하세요. 29살 수원팬이에요. 현재 10년 넘게 수원을 응원하고 있어요.

서울팬 : 안녕하세요. 27살 5년차 서울팬입니다.

Q. 각자 팀을 응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서울팬 : 저는 박주영 선수의 팬이에요. 박주영 선수가 해외 생활을 하다가 복귀한 게 2015년이었어요. 그러면서 서울의 경기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죠.

수원팬 : 저는 예전에 친구랑 수원 경기를 보러갔는데, 팬들의 응원을 보고 반했어요. 자연스레 팬이 됐어요.

Q. 두 팀은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팀이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슈퍼 매치’가 있나요?

수원팬 : ‘슈퍼 매치’는 최근에 우리에겐 악몽같았어요. 18경기 연속으로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어요. 더비라고 하기엔 솔직히 좀 민망할 정도로 상대가 안됐어요. 이기고 있어도 질 것 같은 느낌? 그러다가 지난해 10월에 드디어 18경기만에 승리를 거뒀어요. 5년 5개월 만에 이겼잖아요. 그때 경기를 중계로 보면서 울음이 나왔어요.

서울팬 : 뭐 그때 지긴 했어도 우리는 여전히 ‘슈퍼 매치’에 자신이 있어요. 그냥 수원은 서울의 ‘밥’ 같은 느낌이랄까. 좀 최근의 상승세가 무섭긴 하다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이길거라는 자신이 있어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슈퍼 매치’는 단연 2015년에 윤주태 선수가 4골을 넣었던 경기였죠. 정말 난타전이었는데 끝내 이겼잖아요.

수원팬 : 전 당시에 현장에서 경기를 봤는데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우리가 이겼을거에요. 4대 1로 뒤지고 있다가 4대 3까지 따라잡았는데 아깝게 졌잖아요.

서울팬 : 뭐 최근 전적은 우리가 앞서고 있으니 이번에도 우리가 당연히 이기지 않을까 싶어요.

Q. 음 좋았던 기억도 있지만 좋지 않은 기억들도 있겠죠. 특히 지난해 양 팀은 모두 하위 스플릿을 경험했어요. 지난 시즌에 두 팀의 더비를 ‘슬퍼 매치’까지 부르기까지도 했죠.

수원팬 :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도중에 감독이 2번이나 바뀌면서 그냥 팀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역대 최악의 시즌이었죠. '진짜 정말 강등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서울팬 : 우리도 마찬가지였죠. 조금 괜찮아질라고 하면 이슈가 터졌죠. 우리는 경기 외적인 이슈도 많았어서 정말 답이 없었죠. 진심으로 '응원을 포기할까'란 생각도 했어요. 

수원팬 : 지난 시즌은 양 팀에게 흑역사 같은 시즌이었죠. 우리도 고통받고 있는데 서울도 고통받는 거 보면서 서로 위안이 됐죠.

서울팬 : 그래도 이제는 슬퍼매치라고 안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두 팀 모두 잘하고 있잖아요.

슈팅을 시도하는 FC서울의 주장 기성용.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Q. 맞아요.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양 팀은 현재 부활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수원은 3위, 서울은 4위에요. 원동력을 찾자면 어디에 있을까요?

서울팬 : 기성용 선수죠. 있고 없고의 차이가 확실해요. 왜 국가대표 주장이었는지 다시 한 번 느껴지더라고요.

수원팬 : 이건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진짜 잘하더라고요. 

서울팬 : 진짜 최근 논란 때문에 힘들텐데도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면서 팀을 끌어줬어요. 기성용 선수 아니었으면 4위 밑이었을거에요.

수원팬 : 우리는 박건하 감독님이 부임하고 팀이 많이 좋아졌어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도 가면서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사실 지난 시즌에 정말 코칭 스태프 때문에 힘들었거든요. 지금 감독님이 오시고 중심이 잡힌 것 같아요. 올 시즌은 제대로 굴러가는 느낌이에요.

서울팬 : 인정하기 싫지만 수원 중원이 강해요. 선수들이 역할을 확실히 소화하더라고요. 아마 이번 경기는 중원 싸움이 승패를 가를 것 같네요.

Q. 자 이제 이번 경기에 대해서 말해봅시다. 각자 이번 경기의 핵심 선수를 뽑아본다면요?

서울팬 : 방금도 말했지만 기성용 선수가 상당히 중요해요. 기성용 선수에서 우리 공격이 모두 시작하기 때문에 옆에서 받쳐주는 선수들이 잘 보좌해줘야 해요. 그리고 나상호 선수가 골을 넣을거라고 믿어요. 최근 폼이 너무 좋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어요.

수원팬 : 제리치의 폼이 좀 더 올라와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지난 포항전에서 팀이 4골을 넣기도 했지만, 우리 공격이 아직까진 다른 포지션에 포지션에 비하면 좋지 않아요. 부활하기 위해선 제리치가 무조건 살아나야해요. 그리고 수비진에서 기성용 선수만 잘 봉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네요.

수원 삼성 중원의 핵심 한석종(왼쪽).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Q. 그렇다면 서로 생각하는 상대팀의 약점이 있을까요?

수원팬 : 아무래도 공격쪽이죠. 서울은 공격이 영 별로에요. 기성용-나상호 선수 제외하면 뭐 있나요. 그냥 원맨팀 같은 느낌이에요.

서울팬 : 그건 수원도 마찬가지죠. 포항전은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봐요. 볼 점유율은 높은데 기회는 못살려요. 그냥 열심히만 뛰는 팀인거죠. 

Q. 올해 첫 슈퍼매치의 결과를 서로 예측해보자면요?

수원팬 : 지난해와 달리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선수들도 마찬가지고 팬들도 똑같아요. 이번 경기도 이길 것 같아요. 슈퍼매치 무승 징크스도 깼으니 과감하게 3대 0 승리를 예측해봅니다.

서울팬 : 뭐 지금 수원의 기세가 좋다지만, 슈퍼매치하면 서울이니깐요. 항상 피터지게 싸워도 우리는 이긴다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있어요. 한 3대 2로 이기지 않을까 싶네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경기를 앞두고 서로에게 한 마디씩 해보자면요?

서울팬 : 수원도 이제 질때 됐잖아요? 첫 패배 미리 축하드립니다.

수원팬 : 슈퍼매치 2연승은 우리가 할테니 집에 가면서 울지나 마세요.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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