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우선 '뱅' 배준식 선수를 적으로 만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재밌을 것 같네요. 저는 한솥밥을 먹었던 팀원을 만나면 혼내주는 편인데요. 이번에 준비 열심히 해서 준식이 한 번 혼내줘야 겠네요."
승리 소감을 전하는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의 목소리가 밝았다.
T1는 19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DRX와와의 대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지난번 젠지e스포츠전 승리 이후 2연승을 달리고 있는 T1이다.
이날 이상혁은 '조이'를 꺼내 막강한 캐리력을 과시했다. 1라운드 치러진 젠지전 이후 오랜만에 꺼낸 카드였다. 1세트(7/0/6)와 2세트(5/1/8)를 합쳐 이상혁은 단 한번 데스를 기록했다. 2세트 기록한 데스 역시 승부의 전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상혁은 "우선 오늘은 조이를 쓰면 좋은 상황이 나와서 선택한 것도 있고 팀적으로도 사전에 어느정도 얘기가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 킬각이 매서웠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숙면을 취해서 그런지 플레이가 편했다"고 밝혔다.
이상혁은 지난 13일 젠지전 세라핀을 꺼내들어 인상깊은 모습을 보였다. 시즌 첫번째 픽이었다. 점점 챔피언 픽이 다채로워 지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이상혁은 "팀내에서 요구하는 챔피언을 우선으로 사용하려 한다"며 "우리 조합이 어떤지, 상대방은 무엇을 뽑았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다보니 다양한 챔피언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라운드 다소 기복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는 T1이다. 특히 '칸나' 김창동, '커즈' 문우찬, 이상혁, '테디' 박진성, '케리아' 류민석 등 이른바 '칸커페테케' 조합이 꾸려진 후에는 2연승을 기록중이다. 경기력 또한 완벽하다.
일각에선 2019년 서머 스플릿 당시 보여준 '미라클런'이 연상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상혁은 "이전까지 패배가 많았고 경기력도 들쭉날쭉했지만, 최근 연승을 달리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기쁘다"며 "남은 두 경기에서 이기면 사기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혁은 T1이 가지고 있는 위닝 멘탈리티와 클러치 능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무래도 예전부터 프로가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플레이오프때 강해지는 능력이 팀에 있었다"며 "예전과 팀 상황은 다르지만 이런 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덧 LCK 최고참이 된 이상혁이다. 그는 "저보다 나이많은 '칸' 김동하가 잘하는 것을 보면 내년에 떡국을 먹어도 잘할 수 있을 것"같다며 아재개그를 선보였다. 이어 "'뱅' 배준식, '데프트' 김혁규, '플라이' 송용준 등 동년배가 잘하는 것을 보면 자극을 받는다"고 승부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T1은 이제 정규시즌 아프리카 프릭스와 한화생명e스포츠 두 팀과의 대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상혁은 "아프리카를 잡고 한화생명을 이기면 3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며 "최대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부분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상혁은 팬들을 향해 "곧 있으면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데, 팀적으로 준비를 잘 해서 스프링 스플릿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겠다"며 "많은 응원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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