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실련이 SH공사의 최근 10년간 23개 지구 택지 판매이익을 분석한 결과, SH공사는 2011년∼2020년 서울시 내 28개 사업지구에 총 86만7993평의 택지를 매각했다. 매각액은 14조2363억원으로 평균 평당 1640만원에 팔았다.
택지의 평균 수용가는 평당 334만원, 유상면적으로 나눈 용지비는 평당 633만원이다. 평균 조성원가는 1010만원으로 수용가격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10년간 매각한 택지의 전체 조성원가는 8조7679억원으로, SH공사가 택지 매각을 통해 총 5조4684억원의 이익을 봤다고 주장했다.
사업지구별로 보면 전체 판매면적 87만평 중 43%인 37만평을 차지하는 마곡지구가 조성원가 3조9624억원, 판매가 6조5009억원으로 2조5385억원에 이르는 가장 큰 차익을 냈다. 평당 차액이 가장 큰 곳은 문정지구로 판매가는 2858만원, 조성원가는 1734만원으로 1125만원의 차액이 있었다. 경실련은 이렇게 판매된 토지의 현재 시세를 따져보면 평당 4340만원 총 37조70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번 분석결과는 공공이 택지를 매각하지 않는다면 공공주택 확보와 자산 증가에도 도움이 되고, 결국 서민주거안정과 공기업 재정 건전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준 것”이라며 “공공주택의 자산을 시세보다 낮게 평가해놓고 부채를 핑계 대며 서울시민 땅을 매각하고, 본업인 공공주택 확충은 뒷짐 지고 있는 SH의 공공주택사업방식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H공사 “차익을 행복주택 등 임대사업에 활용”
SH공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공사 측은 그동안 택지매각 등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무주택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써왔다고 주장했다.
공사 관계자는 “SH공사는 지난 10년간 약 15만호의 공공주택(분양 2만1735가구, 임대 13만1093가구)을 공급해 무주택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약 13만호의 공적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매년 3500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는 공공분양사업과 택지매각을 통해 발생하는 최소한의 수익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경실련 측에서 주장하는 공공분양아파트보다 장기전세, 행복주택, 국민임대 등 임대사업에 더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땅장사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공사의 임대사업을 통해 개발이익이 수분양자 일부에 돌아가지 않고 서울 시민의 공공이익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는 조성원가를 부풀렸다는 지적에 대해선 “관련 법령에 의거해 공공청사용지 및 학교용지 등 일부 공공용지만 조성원가로 공급할 뿐 분양주택용지, 상업‧업무용지 등 대부분의 토지는 최고낙찰가 또는 감정가로 공급했다”며 “이를 토지 조성원가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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