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2회 추경 ‘막장드라마’…의회 무용론도

강진군 2회 추경 ‘막장드라마’…의회 무용론도

강진군, ‘본예산 삭감 사업비’ 보완책 없이 추경안에 모두 편성
군의회, 부인 예산 남편이 심의…부결 3개월 만에 전액 ‘부활’

기사승인 2021-03-30 14:54:11
최근 확정된 전남 강진군 제2회 추가경정예산을 두고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사진=강진군]
[강진=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최근 확정된 전남 강진군 제2회 추가경정예산을 두고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강진군의 예산안 편성은 ‘의회 무시’가 도를 넘어섰고, 집행부 감시‧견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의회의 무능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진군의회는 지난 19일부터 제270회 강진군의회 임시회를 열고, 강진군이 제출한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4825억 원에 대한 심의를 거쳐 26일 확정했다. 제1회 추경보다 939억 원이 증가했다.

특히 이번 2회 추경안에는 지난해 12월 강진군의회가 2021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삭감했던 22건 9억여 원이 그대로 편성됐고, 강진군의회가 이를 전액 반영하면서 ‘몽니 심의’, ‘거수기 의회’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일부만 재편성 필요성이나 개선책 등에 대한 설명 후 편성됐지만, 강진군의회는 3개월 전 삭감 당시와 달라진게 없는 예산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의회 스스로가 지난 본예산 심의를 ‘몽니 심의’로 전락시킨 셈이 된 것이다.

특히 ‘강진예총 운영 지원’ 예산은 지난해 본예산안에 예총 사무국장 인건비 명목으로 편성됐다가, 당시 예총이 설립 승인 1개월밖에 되지 않아 운영 실적은 물론 사무실도 없는데다 사무국장도 선임되지 않은 상태라 전액 삭감됐다.

법정 의무 지원단체가 아닌 사회단체의 경우 통상적으로 운영 보조금 지원은 과거 운영 실적과 실체를 모두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2회 추경안에 강진군은 사무국장 인건비로 2160만 원을 다시 편성했고, 여전히 변화된게 없었지만 의회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강진군은 사무국장 인건비 지적에 대해 ‘의회에서 운영비로 변경해 통과시켜달라’, 사무실이 없다는 지적에는 ‘군에서 지원해 주지 않아 사무실이 없다. 운영비를 지원해 주면 사무실을 마련하겠다’는 등 앞뒤가 바뀐 터무니 없는 요청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회가 역할을 포기한 채 ‘집행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21 강진청자배 체조경연대회 사업비 1300만 원 역시 지난해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이번 2회 추경안에 편성, 모두 반영됐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행사에 이승옥 강진군수의 부인 김 모씨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시상하고, 수당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회 심사위원으로 강진군체조협회장과 강진체조협회 전무, 영광군체조협회장이 참석했고, 여기에 일반인 심사위원 자격으로 강진군의회 예결위원장인 김명희(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군수 부인이 참석했다.

군수 부인의 심사위원 참석과 수당 지급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계속됐고, 결국 군수 부인은 심사위원 수당 8만 원을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희 의원의 위법성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액 군비로 치러지는 대회에 예산 심의권을 가진 지방의원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수당까지 챙겼기 때문이다. 김 의원도 논란이 되자 수당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2021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대회 사업비 전액이 삭감됐지만 이번 2회 추경안에 슬그머니 다시 편성됐고, 예결위와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히 강진군체조협회장은 관련 예산을 심의한 김창주(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으로 확인되면서, 김 의원의 예산심의 참여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강진군은 이번 2회 추경안 제출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불필요한 사업, 급하지 않은 사업, 군민 수혜 범위가 적은 사업은 보류하는 등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편성했다”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면서 강진군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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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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