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쵸오오오비'와 '덕담 대장군'

[LCK] '쵸오오오비'와 '덕담 대장군'

기사승인 2021-04-01 00:13:16
사진=한화생명e스포츠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 LCK 중계화면 캡처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농심 레드포스의 에이스는 원거리 딜러였고, 한화생명e스포츠의 에이스는 미드라이너였다. '쵸비' 정지훈이 장군을 외치면, '덕담' 서대길은 멍군을 외치는 양상이 이어졌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3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PO) 1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의 대결에서 3대 2로 진땀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전까지만해도 대부분의 팬들은 한화생명의 낙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는 숨막힐 정도로 팽팽하게 진행됐고, 5세트까지가는 접전 끝에 한화생명이 PO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양팀은 확연히 다른 전략으로 준비했다. 한화생명은 미드라이너 정지훈의 캐리력을 극대화하려했다. 농심의 미드라이너 '베이' 박준병이 상대적으로 라인전 능력이 떨어졌기 떄문이다. 이날 정지훈은 '레넥톤', '빅토르', '사일러스', '오리아나' 등 4가지 챔피언을 사용했다. 매세트 경기 내용은 치열했지만, 정지훈은 어떤 챔프를 잡더라도 괄목한 활약을 펼쳤다.

반면 농심은 하단에 힘을 주며, 서대길을 보좌하는 조합을 구성했다. 정글러 '피넛' 한왕호는 적극적인 바텀 갱킹으로 원거리 딜러를 키웠다. 탑 라이너 '리치' 이재원도 탱커 챔피언을 선택해 교전 과정에서 원거리 딜러가 편안하게 데미지를 넣을 수 있는 구도를 만들었다.
사진=농심레드포스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농심레드포스

정지훈과 서대길은 경기 내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정지훈은 특히 3세트 '정복자' 사일러스로 '미친' 활약을 펼쳤다. 오리아나를 상대로 초반 라인전이 불리할 수 있지만, '우디르'의 도움으로 두 번이나 킬을 얻어냈다. 박준병의 오리아나는 점멸과 순간이동이 빠진 상태로 2데스를 기록했고, 사실상 미드라인전은 끝난 것과 다름 없었다. 

통상적으로 사일러스는 초반 약한 라인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민한 발놀림' 룬을 사용한다. '국왕시해자(W)'의 흡혈와의 시너지를 통해 약한 초반을 버티는 것이 일반적인 빌드다. 하지만 정지훈은 기민한 발놀림을 들지 않았음에도 초반라인전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후반 잘 성장한 정복자 사일러스는 죽지않고 무시무시한 데미지를 뿜어냈다. 

서대길은 2세트 '징크스' 캐리를 보여줬다. 한화생명은 '칼리스타'-'니코'로 바텀을 구성했다. 니코의 궁극기 '만개(R)'와 칼리스타의 궁극기 '운명의 부름(R)'을 함께 사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또한 농심의 서포터 '켈린' 김형규가 선택한 '쓰레쉬'를 상대로도 좋은 선택이었다. 양팀의 전략은 간단했다. 

한화생명은 징크스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을, 농심은 징크스가 딜을 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서대길의 징크스는 죽지 않으면서도 딜을 해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경기 내내 단한번만 데스를 허용했고 9킬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쵸오오오비'와 '덕담 대장군'이 왜 팀의 에이스인지를 증명한 경기였다. 비록 한화생명이 농심을 꺾고 PO 2라운드에 진출하긴 했지만, 정지훈과 서대길은 원맨캐리의 극한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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